아트 & 사이언스

PLUS ESSAY - 원자력문명의 미래

85.PNG


고등학교 화학교과서에는 첫 장에 원소주기율표가 나온다.

원자번호 1번(수소)로부터 103번(로렌슘)까지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는 원자번호 92번(우라늄)까지이고 그 이후 93번(넵투늄)부터 103번까지는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에서 핵반응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원소들이다.

또한 원자번호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할 경우 원소의 수는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1901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이후 원자분석과 방사선 등 원자력관련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마리퀴리(라듐발견), JJ톰슨(전자발견), 아이슈타인(상대성원리), 닐스보어(원자구조), 막스프랑크(양자발견), 엔리코 페르미(인공방사선 제조) 등 현대를 대표하는 수 많은 대과학자들을 탄생시켰고, 우주의 신비로 남아 있던 원자의 세계를 인류문명과 접목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류는 태생이후 자연을 그대로 이용하고, 순응하던 시대에서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학·공학을 중심으로 현대물질문명을 일구었으며, 20세기부터는 우주에 존재하는 근본물질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원자를 연구 개발하여 원자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핵융합과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여 여러 분야에 방사선을 이용하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X레이, CT, MRI 등 방사선발생장치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인체의 구조와 질병을 정밀진단하고 치료를 가능토록 함으로써 인류의 수명연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제품의 정밀도와 품질향상을 높이고 있다. 농업분야에서도 품종개량, 장기 저장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 천종에 달하는 방사성동위원소와 이의 화합물 등 개발 활용해야 할 미지의 세계가 많다.

원자력은 고집적 에너지인 핵연료가 원자로에서 핵반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기술 에너지이다.

3~4% 농축우라늄 50톤으로 100만Kw급 원자력발전소를 3년간 운영가능하다.

석유와 가스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경우 연료비 60~70%와 비교하면 핵연료는 발전비용의 5%정도로 매우 저렴하며, 발전원가면에서도 석유·가스의 1/4, 석탄발전소의 2/3수준으로 매우 낮다.

문제는 원전의 안전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사고를 방지하고, 부산물로 발생되는 방사성물질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다중의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있으며 설계기준으로 중대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10만 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세계 500여기의 원전이 건설·운전중에 있으며, 10년 주기로 3건의 중대사고가 있었으며 사고확률이 훨씬 높다.

우리와 유사한 개념의 원전인 1979년 미국 TMI원전에서의 사고는 핵연료가 녹는 사고가 발생되었지만 견고한 격납건물이 건재하여 인근 주민이나 환경오염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 일본 후쿠시마사고는 원자로건물의 파괴로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환경에 배출된 중 대사고이다.

또 다른 문제는 원전의 안전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정서이다.

특히 과학기술자나 전문가들과는 달리 일반 국민들은 원자폭탄에 대한 연상과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선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원전 안전에 대해 불안해하며 비판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이웃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상황을 TV등을 통해 생생히 보아왔고, 국내원전의 부품 비리 등에 의한 가동중지로 무더운 여름을 보낸 일반국민들에게는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가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10년 주기로 일어난 원전사고는 세계 각국에 원전도입을 주춤거리게 했다.

세계 최대 원전보유국인 미국은 TMI사고 이후 원전의 추가건설을 아직까지 꺼리고 있고, 유럽의 여러 나라(독일, 스웨덴,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는 운전중인 원전마저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신흥국들은 늘어가는 전력수요충당을 위하여 원전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운전중인 원전 9기 이외에 세계의 건설중인 원전의 40%에 해당하는 28기가 건설중에 있으며 점차적으로 원자력에너지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터키·베트남·인도네시아·동아시아 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아프리카까지도 도입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개발계획에 원전을 꾸준히 반영하여 23기가 운전중이고 5기가 건설중이다.

세계 5위의 원전 이용국으로써 설계·건설·운전 전 단계에 걸쳐 기술자립이 이루어졌고, 아랍에미레이트에 원전과 요르단에는 연구용원자로를 수출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을 통한 값싼 전력의 공급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와 산업 발전을 뒷받침해왔고,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당분간 대안을 찾을 수가 없다.

중기적으로 볼 때 원자력에너지의 이용은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현재의 원자력발전방식을 중심으로 안전에 대한 정치사회적 여건에 따라 부침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은 새로운 발전방식과 이용분야로 계속 확대 발전될 것이며, 인류문명을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해 나갈 것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흑연감속로, 가압중수로, 가압경수로 중 여러 가지 원자력에너지 생산방식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왔고, 최종적으로는 가압경수로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3~4%의 농축우라늄을 원료로 한다.

이들 원자로는 핵 확산방지를 고려한 방식이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생성된 플루토늄(Pu-239)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고속증식로가 개발되어 보편화될 경우 기존의 원전에서 사용하고 남은 사용후 핵연료만으로도 추가적인 우라늄 공급 없이 수백 년간 운영이 가능하나 핵 확산의 우려와 안전성문제 때문에 국제사회가 개발을 늦추고 있다.

꿈의 원자로라고 할 수 있는 핵융합로가 실용화될 경우 방사선 안전문제도 없고 그 원료인 중수소가 바닷물에 무한하기 때문에 인류의 에너지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핵융합로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플라즈마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 1억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생성된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안 등 과학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개발에 상당한 기간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약 10개국이 국제핵융합센터(ITER)를 만들어 실증로 개발에 공동으로 투자·개발하고 있는데 그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그 활용이 앞당겨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에너지 이용분야도 확대·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등 군사적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개발추진중인 중소형원자로가 개발될 경우 안전성 우려도 적어져 중소도시와 도서의 전기 및 증류수 생산은 물론 선박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우주시대에는 이에 필요한 동력원으로 원자력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예측하는 SF 소설, 영화, 만화 등에서 등장하는 사이보그, 우주군단 등에 나오는 동력원이 모두 원자력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는 원자력발전 이용을 중심으로 세계 5위 국가에 들어섰다.

원전의 건설운영과 관련한 산업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형로인 스마트원자로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세계에서 제일 앞선 것이다.

이제부터 원자력의 미래를 위해 보다 국가정책을 새롭게 정립해 적극적인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