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줌인리포트 - 더 너른 비즈니스 세계를 연 프로의 기술력

 (주)알디텍 최승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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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이른바 ‘스크린골프 바람이 강하게 불던 시기가 있었다.
 
(주)알디텍은 당시 스크린골프 유행을 이끌던 선도주자였다.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의 1세대 기업으로 통하는 알디텍이 최근 새로운 기술을 들고 다시금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스크린골프의 강자로 이름을 날렸던 알디텍은 올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창출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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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디텍 사옥 전경과 다양한 시뮬레이션 시스템 장비를 개발한 알디텍 본사 로비 전시장.)


알디텍은 기술 개발과 더불어 성장해온 기업이다.
 
회사 운영에서 연구개발이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다.

52명의 임직원 중 연구원 숫자만도 무려 30명. 이쯤 되면 기업이 아니라 연구소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승환 대표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취득한 특허만도 20여 건 이상.

특히 최 대표는 특허청과 중앙일보가 공동 시상하는 특허기술상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높은 영예로 꼽히는 지석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수상기록이 그의 이름 뒤에 따른다.

하지만 최 대표가 처음부터 기술로 인생의 진로를 시작했던 건 아니었다.

“해양대를 졸업하고 8년 동안 기관부로 배를 탔어요. 소위 말하는 ‘마도로스’ 였죠. 배 안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기계 고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기계와 점점 친해졌습니다. 자격증 공부도 열심히 해서 관련 자격증도 7~8개 정도 취득했지요.”

선상 생활을 그만둔 후 우여곡절 끝에 최 대표가 선택한 분야는 자동차 수리업이었다.

최 대표는 손수 자동변속기 시험기를 제작해 개인 사업에 활용했다.

소문을 듣고 국내 유수 대학의 자동차학과에서 찾아와 납품해달라며 직접 부탁하기도 했다.
 
막상 납품을 하려니 컴퓨터 기술이 필요했다.

그때 최 대표의 고객이었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들이 도움을 줬다.

“밤늦게 퇴근을 하고 제가 운영하던 사업장에 찾아와 아무런 대가 없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 만난 박사들이 연구원을 나와 세운 회사가 알디텍의 모태인 다음(DAUM)이었습니다. 휴대전화 테스터기를 만드는 회사였죠. 그때가 1996년이었습니다. 그곳에 제가 전무로 들어갔죠. 연구소장이나 공장장 등 현재 알디텍의 핵심을 이루는 주요 구성원은 당시 모인 인력입니다.”

휴대전화 시험기를 주로 개발하던 다음에서 분사해 알디텍을 설립한 것이 2000년 5월의 일.

그로부터 불과 한 달 후에 기술연구소를 열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몰입했다.

“처음에는 자동차 시험기를 주로 개발했어요. 환경부에서 사용하는 자동차 배출가스 계측기의 절반가량이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겁니다. 하지만 주로 B2B 사업이라 시장 규모를 키우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에 뛰어들기로 하고 연구개발에 돌입한 아이템이 골프였습니다. 그렇게 3년을 개발해 2003년에 비로소 스윙 분석기 등의 골프 장비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하늘이 준 기회, 사람이 이룬 노력

남다른 기술을 확보해도 시장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그 기업은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알디텍은 천운을 지닌 기업이었다. 2005년부터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활황을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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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인력만으로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된 알디텍의 제조 공장.)


“처음 기술을 개발할 땐 스크린골프 시장을 목적으로 둔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골프 스윙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스크린골프 관련 기술을 모두 확보한 상태였어요. 그러다 보니 적절한 기회에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계측과 분석에 초점을 맞춘 알디텍의 골프 시뮬레이션 제품인 엑스골프는 경쟁이 치열한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

엑스골프는 클럽의 궤적은 물론 공의 회전까지도 정확하게 계측하는 등 제품력을 확실하게 인정받으며 시장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연간 매출은 몇 배로 뛰었고, 높은 매출을 달성한 회사 역시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하지만 최승환 대표는 가장 정점에서 남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바로 생산 중단.

2008년 상반기 매출만 200억 원이 넘는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미쳤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9년 1월 출시를 목표로 2007년부터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구형 제품을 판매한다는 건 고객에게 죄송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예상보다 개발이 늦어졌어요. 지난해 초에야 기술 개발이 완료됐죠. 오랜 기간 공들인 만큼 자신 있게 고객 앞에 선보일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과거에 올린 수익을 고스란히 기술 개발에 투자하면서도 최 대표가 집중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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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골프를 직접 시연하며 제품의 정밀도를 높여나가는 알디텍 직원.)


스크린골프 소프트웨어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그래픽 엔진 개발에 직접 뛰어든 것도 그 때문.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고집스럽게 연구 개발에 매달린 결과 알디텍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알디텍이 신규 프로그램과 함께 국내 시장에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은 512개의 센서가 공을 따라가며 상하좌우에서 헤드의 각도와 움직임을 잡아내려 1초에 20만 번의 계산을 진행한다.

필드에서의 실력이 스크린골프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성했다.
 
화면에 펼쳐진 코스의 현실감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한 것도 특징이다.

그 밖에도 ‘스핀의 근사치 계측 가능’, ‘원격 라이브 게임’, ‘3D 입체 기술’, ‘왼손 타석 구분 없이 장비 한 대로 양손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과 같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목표까지 충족시켰다.

“우리가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에 스크린골프 시장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결국 도태해 시장에서 사라진 회사도 많아요. 최근 몇 년 사이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 숫자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3년 전엔 10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했다면 올해는 7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일본 역시 지난해 7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올해는 불과 두 곳만 참가했습니다. 시장은 늘어나는데 기술 개발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지요. 웬만한 기술은 모두 나왔기 때문에 더욱 깊이 있는 기술을 끌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모든 기술을 담아야 해서 사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아요. 진보 없는 기술로 포장만 바꿔서 신제품이라고 선전하는 업체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일상 전반에 알디텍의 기술을 알리다

알디텍은 연구 개발에 골몰하는 동안 글로벌 시장 개척의 기반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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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성을 살린 기술을 시스템 설계에 반영하는 알디텍의 연구원들.)


2011년에는 엑스골프 재팬을 설립했고, 일본 굴지의 기업인 다이남 그룹으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아 일본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또한 일본 파트너와 협력해 3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현지에 판매법인인 엑스골프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현재 알디텍은 미국과 일본, 중국, 호주 등지를 비롯한 1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아직 외국은 우리나라와 수요가 달라 대규모 납품처는 적은 편. 하지만 병원과 스포츠바, 골프채널 방송국 및 개인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알디텍이 추구하는 기술은 당대 최고의 기술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고 조선사와 총 10대 계약을 맺고 선박에 우리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 사양이 직접 선박 설계에 반영돼 추가 계약 8대도 확정된 상태고요. 선박에서는 지상과 다른 규격 기준과 설계, 인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제품이 유일하게 그 기준을 충족시켰어요. 특히 북미에서는 전기전자제품의 안전마크인 ETL 인증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나아가 알디텍은 웹 모듈을 활용해 스크린골프 세계 대회를 개최하는 서버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 각처에서 스크린골프를 하는 플레이어들이 마치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엑스골프의 명성을 재현할 대대적인 프로모션의 하나로 진행하는 이 대회는 실제 프로대회에 버금가는 상금까지 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알디텍은 미국과 일본에 프로그램을 먼저 적용해 시험 운전에도 나선다.

스크린골프로 대중에게 알디텍의 기술력을 알렸지만 이제 그 영역은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제 개발한 엔진을 활용해 스크린사격과 스크린양궁과 같은 다양한 스포츠를 관련 기술에 접목한 것.

더불어 고도의 시뮬레이션 기술과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해 유닛 체어, 샴푸 머신, 네일아트 머신 등 뷰티 분야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줄 독창적인 장비까지 개발 중이다.

“올해는 알디텍 성장의 새로운 원년이 될 것입니다. 세계에 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마케팅 역량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박차를 가하려 올해 6월에 엑스골프 인터내셔널을 설립했습니다.”

이미 앞서나간 프로로서 시장을 평정한 경험이 있는 알디텍이 바라보고 있는 시장은 다름 아닌 세계다.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알디텍의 신화를 다시 쓰겠다고 다짐하는 최승환 대표의 얼굴에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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