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지식재산의 또 다른 움직임
창조경제 활성화는 지식재산 생태계와 혁신생태계 간의 유기적 조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식재산 생태계는 지식재산의 생성(창출), 연계(활용), 적용(가치) 등의 시각에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생태계에 나타나는 움직임에 대한 이해와 전략 수립은 지식재산 및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지식재산 환경의 움직임
지식경제, 창조경제로의 진화는 성장패러다임에 있어서 노동, 자본, 기술을 넘어 지식이라는 인간이 갖는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성장 동력화라는 관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다만 1996년 OECD에 의해 제시된 지식기반 경제 개념의 지식경제는 지식이 성장의 엔진이 되는 경제구조를 일컬었다면, 이와 연속선상에서 2000년대 들어 제기된 창조산업 그리고 최근의 국내 경제에 근간이 되는 창조경제는 아이디어의 생성에서 연계, 적용에 이르는 지식의 유기적흐름에 강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혁신 기반 성장의 투입 자원이며 동시에 성장을 통한 성과자원인 지식재산과 혁신활동 그리고 성장 간의 유기적 연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어느 때 보다 높은 시기이다.
지식재산에 대한 권리로서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2000년 이전의 관점은 주로 확보한 지식재산에 대한 일시적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여, 혁신의지를 북돋는 인센티브로서 작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강한 지식재산권의 확보와 보호 그리고 라이센싱 등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수익창출 관점의 논의가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관측되는 지식재산 환경에는 몇 가지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지식재산에 대한 강한 권리 행사를 기반으로 공격적 비즈니스를 구사하는 NPEs(Non-Practicing Equities) 모델의 등장과 그에 따른 지식재산에 부여된 독점적 권리에 대한 재인식이다.
즉, 독점적 권리 강화보다는 개방적 접근에 중점을 두고 공유를 통한 보다 넓은 혁신 자원 확보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01
초기에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는 닉네임으로 시장에 소개된 NPEs 모델은 관련 지식재산을 활용하는 연구 및 비즈니스 주체들을 소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위협하고 수익을 확보하는 모델로서 지시재산 환경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02
이들은 지식재산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또한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소요되는 비용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델에 대한 시장의 인지 또한 지식재산 활용 모델의 다양화라는 수익적 관점과 혁신 활동에 추가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비용적 관점이 형성되어있다.
이처럼 지식재산에 대한 강력한 권리 부여가 초래하는 사회적 손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개방형 혁신이라는 혁신 패러다임의 변화는 접근성 제고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소유보다는 접근의 개념으로 도입되고 있는 지식재산 활용 모델은 개방형 혁신체제의 등장에 따라 네트워크화, 복잡한 상호연계 구조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기존의 독립적이며 독점적인 소유의 시대 지속은 더 이상 최선의 지식재산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저작권에 대한 재인식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기술이 성장하면서 디지털 기술에 의한 혁신 환경의 변화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디지털 시대의 성장은 관련 지식재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혁신환경에 따른 지식재산 논의가 디지털 시대에도 부합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스마트 기기는 혁신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혁신 주체 및 혁신 자원, 혁신 적용에 이르기까지 유연성과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지식재산 관점에 있어서도 기존 특허 중심의 논의의 틀을 벗어나 저작권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식재산 관련 환경이 기존의 전통적인 형태의 활용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모델에 대한 이해와 전략 수립 등이 요구된다.
지식재산의 생성, 연계, (경제적 가치로의) 적용이라는 지식재산 생태계는 혁신생태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축이며, 동시에 혁신생태계와 조화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축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는 패러다임 하에서 지식재산 생태계의 움직임 이해는 혁신 생태계의 이해 더 나아가 성장에 대한 이해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재MANAGEMENT산 생태계의 거시적, 미시적 움직임을 관찰하고, 수용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혁신을 추진하는 모든 주체들에게 기본적 학습이라 할 수 있다.
소유를 넘어 공유의 시대로 움직이는
지식재산권
지식재산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중 하나로 소유 중심의 사고에서 공유 중심의 사고로의 진화가 있다.
이는 지식재산의 생성, 연계, 적용 모두에 걸쳐 기존의 독립적이고 독점적인 소유 중심의 사고가 보다 개방적인 혁신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화롭고 유연한 공유 중심의 사고를 수용하는 것이다.03
혁신체제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진화하면서 혁신활동의 주요 투입자원이면서 동시에 성과이기도 한 지식재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있다.
개방형 혁신 하에 지식재산은 지식의 흐름, 집단적 탐구, 조화 등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유권 중심의 논의보다는 접근성 중심의 논의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접근성이라는 것은 확보한 지식재산에 대한 혁신주체들의 활용에 있어서 편의성, 효율성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처럼 개방형 혁신이 중심이 되는 혁신환경은 지식재산에 대한 공유의 시대로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R&D 체제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R&D 유인은 보다 강한 지식재산을 확보하고, 이를 강하게 보호하며 비즈니스 관점에서 활용하는 모델 중심의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지식재산에 대한 접근이 보다 개방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하에 활발한 R&D 수행을 위해서는 강한 소유권 확보와 활용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센티브의 설계가 필요하며, 연구주체들간 지식재산을 공유하여 새로운 R&D 추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혁신주체 관점에서 보면, 소유권 중심의 지식재산 전략에 비해 접근 또는 공유 중심의 지식재산 전략하에 보다 수월하게 지식재산을 활용할 수 있는 무임승차자(Free-Rider)의 꿈을 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하에 요구되는 혁신 역량, 지식재산 역량은 더욱 강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동일한 단지(Pot)에 관련 지식재산을 모아 함께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지에 넣을 수 있는 지식재산 역량이 강할 때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적 지위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작동하고 있는 특허풀(Patent Pool) 모델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특허풀에 참여하기 위한 기술에 대한 평판과 신뢰가 시장 중심의 평가시스템을 통해 얼마나 엄격히 수행되는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적 관점을 넘어 산업적 관점으로
움직이는 저작권
지식재산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중 또 다른 하나로 저작권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이다.
기존 기술 중심의 혁신활동 성과의 관리를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 중심으로 수립하던 전략적 관점을 저작권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저작권은 문화산업 중심의 논의를 통해 성장해왔다.
특허권 등의 소유권과는 달리 별도의 심사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저작권은 개인의 창작활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음악, 영화, 책 등의 문화적 결과물에 대해 적용되어왔다.
문화 활동과 저작권이라는 관계 구조는 최근 들어 혁신활동과 저작권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
이는 스마트 기기 등의 디지털 기술 분야에 있어서 저작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하이테크 전자분야에 있어서도 저작권 이슈가 증가하면서 저작권을 단지 문화적 관점의 정책으로 국한하는 것에서 벗어나 산업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다시 말하면, 저작권이 논의하고 고려해야 하는 대상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의 모든 기술은 저작권에 대한 질문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성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미 모든 인터넷 기업들이 저작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의 출발이다.
권리 소유자 범위 또한 특허권의 소유자에 비해 저작권의 소유자가 훨씬 넓고 모든 이들이 수월하게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 기기에서 이루어지는 인용(Post), 사진(Photo), 동영상, 앱(App) 등이 모두 저작권과 관련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에 대한 법적인 근간이 이러한 시장상황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저작권은 더 이상 문화적 정책이 아닌 혁신(기술, 산업)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재산의 또 다른 움직임에 대한
우리의 자세
1960년대 S&T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과 1980년대 R&D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은 산업, 경제, 더 나아가 국가라는 관점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혁신적 성장의 디딤돌이 되었다.
이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의 환경 조성이라는 절박함 속에 내부적 결속을 통해 이루어온 결실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지식재산 역량 제고를 위한 노력이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내부적 절박함 보다는 국제 사회와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발맞춤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식재산에 대한 근본적 이해나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 보다는 국제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로 인해 때로는 국내 환경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는 모습들도 관찰되어 왔다.
문제는 지식재산이 갖는 기능, 가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창조경제 슬로건 하에서는 지식재산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준비와 도전이 진정한 모습의 지식재산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일 것이다.
01 지식재산 공유 모델로 Open Sources, Open Access 등 지식재산에 대한 개방성을 통해 후속 R&D 효율화를 추구하는 모델과 Eco-Patent Commons와 같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모델 등이 있다. Eco-Patent Commons(EcoPC)의 경우, 환경을 보호하고 이롭게 하기 위해 2008년 결성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오고 있으며, (2012년 기준) 관련 238개 특허가 환경 연구를 위해 공유되고 있다.
02 < 그림 1 >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2000년 들어 점증적 성장세를 보이며 증가해온 NPEs에 의한 소송추이는 2010년 들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03 관련해서 미래 이슈전망을 수행하는 미디어퓨쳐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미래의 지식재산 논의를 설명하고 있다: “The Future is not about Protection but about Engagement” (MediaFutur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