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KOITA 기술경영인 하계포럼 - 통합강좌 2
통섭(統攝)이 세상을 움직인다
발표_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21세기 화두로 떠오른 통섭을 위해 무엇보다 우선 필요한 것이 바로 소통 능력이다.
분야 간의 담을 낮추고 서로 자유롭게 소통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소통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것
통섭(Consilience)이라는 단어는 1998년 하버드대 교수인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이 ‘Consilience’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통섭은 물리접 합침을 의미하는 ‘통합’이나 화학적 합침의 의미인 ‘융합’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이는 생물학적합침을 의미하며, 뇌과학자, 심리학자, 진화생물학자들이 모여서 ‘인지과학’을 탄생시킨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업 역시 경쟁(競爭) 또는 협력(協力)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경협(競協)을 추구해야 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보면 도요타가 시트로엥, 푸조와 협력해 자동차 기술을 공유하고 있고, 절대적인 경쟁 관계로 보였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도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몇 해 전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을 세상에 발표하며 ‘Technology(과학기술)와 Liberal Art(인문학)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제품을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이폰이 출시된 후 작은 기계 안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이 창조와 혁신을 이끌어냈고,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소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잘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한 마리의 귀뚜라미가 한 번의 짝짓기를 위해 10시간 동안 날개를 비비는 힘든 일을 하는 것처럼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통섭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말로만 통섭을 외칠 게 아니라 귀뚜라미와 같이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