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KOITA 기술경영인 하계포럼 - 기술경영포럼 주제발표1
대한민국 기업이여, 세계를 향해 쏴라!
발표_ 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
에스엔유프리시젼(주) 대표이사
대한민국은 양적으로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R&D 질적 성과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에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의 R&D 사례 및 국내 기업의 성공 사례 등을 벤치마킹 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나아갈 실마리를 발견하도록 하자.
시장에 적용되는 소통과 적응의 논리
6500만 년 전 케이티라는 혜성이 지구로 날아들었을 때 생명체 대부분이 멸종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포유류만이 살아남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오래된 자’ 혹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아니라 ‘Fitness’, 즉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라는 점이다.
인류와 관련된 또 따른 예를 살펴보자.
호모 사피엔스는 현생인류로 진화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살아남지 못하고 멸종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역 군집 사이의 비즈니스와 트레이드를 통한 조직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한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서로 소통을 전혀 하지 않는 조직이었다.
교역 능력이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할 수 있었던 열쇠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같은 ‘Fitness’와 ‘Communication’의 논리는 생명체를 넘어 시장과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벤치마킹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우리나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모바일폰 등은 세계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산업생태계 경쟁력이 취약하고, R&D 투자에 따른 성과가 미흡하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중소기업의 R&D 비중은 1.5% 미만이고, 세계 1위 제품 수는 하락하는 추세다.
GDP 2만 불 달성 후 연평균 성장률이 경쟁국 중 최저 수준(1%)을 기록해 GDP 3만 불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이러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같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Communication’과 ‘Fitness’이다.
독일은 2010년, 2011년 2년 연속유로존 평균의 2배 성장률을 보였으며, 인당 수출액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이 이 같은 성장을 보이는 것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중시하는 태도 덕분이다.
사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중시하고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 것도 성장의 이유이다.
이러한 점을 잘 벤치마킹한다면 한국 실정에 맞는 글로벌 전문기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젼(주)의 성공 사례
에스엔유프리시젼(주)은 IMF의 한 가운데인 1998년, 창업벤처1호라는 타이틀을 달고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로 시작했다.
시작은 작고 초라했지만 현재 LCD, OLED, 반도체, 태양광, 광학측정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세를 확장했고 1,000억 여 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IT 정밀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 기업이 중시하는 것은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그에 맞게 행하자는 ‘마켓 오리엔트 리서치’로 소통과 적응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했다고 볼 수 있다.
에스엔유프리시젼(주)의 성장 기반은 바로 투자다. 일반적인 한국기업의 재투자 비율은 1.5%, 재투자의 비중이 높다는 독일이 5%인데 반해 이 기업은 매출의 15%를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투자와 성장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결과 시장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우리 기업이 이와 같은 글로벌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가로막는 대일 무역적자를 탈피해야 한다.
또 생태계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부품산업과 용접 등 뿌리산업을 활성화시켜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
시장 친화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업역량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대학과 출연연이 공동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기업이 사업화하여 다시 대학과 출연연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보다 세계로 눈을 돌리고,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업이든 ‘글로벌 전문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