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줌인리포트 - (주)파인텔레콤 이동국 상무 인터뷰

보이지 않아도 통하는 기술의 선도자

(주)파인텔레콤 이동국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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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텔레콤의 ‘파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하나는 단어 그대로 우리나라의 대표수종인 ‘소나무(Pine)’다. 다른 하나는 ‘파인(波人)’이다.

즉, ‘전파를 다루는 사람들’이란 의미인 것.
 
비록 눈으로 볼 순 없지만 전파는 세상에 다양한 이로움을 전해주는 기술이다.

그래서 오늘도 파인텔레콤은 보이지 않아도 통하는 기술을 세상에 선보이며 기술의 진보를 꾀하고 있다.




작은 회사, 더 좋은 기술에 도전장을 내밀다

이동국 상무는 파인텔레콤에서 가장 근속연수가 오래된 사람이다.

이 때문에 그는 파인텔레콤의 역사를 그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파인텔레콤이 설립된 건 지난 1997년의 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이동국 상무가 파인텔레콤에 입사한 건 2000년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파인텔레콤은 몇 명의 직원이 고군분투하는 아주 작은 회사였다.

“당시엔 파인텔레콤이 ‘가능성이 아주 높은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파인텔레콤과 손을 잡았지요. 제가 회사에 합류하면서 기술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회사의 업을 연구개발 분야로 전환했습니다.”

이동국 상무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정찰용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을 주로 담당했다.
 
이러한 바탕 속에서 파인텔레콤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기업부설연구소를 등록했고, 이와 관련한 연구 인력을 꾸준히 충원했다.

당시 입사한 인력들이 지금은 파인텔레콤의 중견간부로 활약하며 회사를 키워가는 중이다.

“돌이켜 보면 회사를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은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연구소를 세우면서 무선랜 관련 사업을 시작했고, 그러다가 서서히 무인항공기 데이터링크 관련 기술로 이어졌습니다. 자연스레 회사가 성장한 셈이지요.”

과거 10년간 우리나라엔 이렇다 할 대형 무인항공기 관련 프로젝트가 드물었다.

그런데 2002년 프론티어사업의 하나인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 기간은 10년. 오랜 기간 몰입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장기간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데다 회사의 기술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10년 동안 누적해온 파인텔레콤의 연구개발 능력이 최근 1~2년 사이에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만한 능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개발본부 인력이 거의 전부였는데 지금은 경영, 사업, 개발, 기술 등 네 개 본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저 역시 재작년부터는 연구소장 직함을 다른 분에게 넘겨주고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멀리

‘ISR/Unmanned System Date Link 전문기업’인 파인텔레콤은 방산시장과 민수시장 모두 아우르며 활발한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아무래도 파인텔레콤을 대표하는 기술은 다름 아닌 ‘무인항공기용 데이터링크’다.
 
무인항공체계(UAS)는 비행체와 항공전자, 데이터링크, 임무장비, 지상통제장비, 지상지원장비 등 여러 서브시스템을 종합해 그 체계를 이룬다. 그 중에서 데 이터링크는 지상통제장비와 비행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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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조종사가 없는 무인항공기와 지상의 운용자를 연결하는 생명줄 같은 겁니다. 데이터링크를 한국말로 바꿀 때 가장 유사한 표현은 ‘통신’이죠. 하지만 뉘앙스는 좀 달라요. 데이터링크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서로 링크, 즉 ‘연결’하는 것을 뜻하거든요.”

수십 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운용하는 무인항공기의 운용거리는 데이터링크의 중요한 성능이다.

원하는 통신거리를 달성하려면 송신출력이나 송신 안테나의 이득, 통신거리에 따른 전파 손실을 비롯해 수신 안테나의 이득, 수신기의 수신감도, 전송대역폭 등을 고려해 ‘링크버짓’ 설계를 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 안에는 대기 조건이나 강우, 안개 등과 같은 전송환경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대화를 하기 위해서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큰소리를 질러야 하는지, 소리를 질러도 안되면 메가폰이라도 써야 하는지 생각해야죠. 듣는 사람은 대충 들어도 되는지, 아니면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지를 따져봅니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의 능력과 듣는 사람의 능력을 계산해보고 남는 것(마진)이 있어야 서로 대화가 가능하게 되죠. 이를 링크버짓이라고 표현합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항공과 함께 개발한 근접감시 무인기 개발은 사단무인기 체계개발로 이어진 파인텔레콤이 수행한 대표적인 성공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지상의 원격명령과 무인항공기의 원격측정 데이터를 상호 송수신하고, 더불어 무인항공기에서 수집한 영상정보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장비로 무인항공기와 지상통제소 사이의 주통신링크인 C-대역을 구성했다.

그리고 스마트무인기사업단이 주관한 스마트 UAV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술개발에 성공한 프로젝트이며, 이때 파인텔레콤이 개발한 Ku-band 데이터링크 기술개발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었다.
 
이 기술에 대한 인정은 지식경제부 장관상 표창으로 이어졌다.
 
스마트무인항공기와 지상통제소 사이의 주 통신링크인 Ku-대역 통신링크를 구성하는 이 기술은 쉽게 성공하기 힘든 도전적인 과제였다.
 
하지만 파인텔레콤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국내에서도 최신데이터링크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감을 형성했다.

덕분에 파인텔레콤은 군 관련 프로젝트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금은 사단급 무인기와 중고도 무인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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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텔레콤 임직원들은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기술 완성도를 높여간다.)


우리 일상 속 자리한 데이터링크 기술

군이나 항공에서만 데이터링크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파인텔레콤의 기술은 평범한 일상 속에도 있다.
 
파인텔레콤은 승강장 감시 시스템과 객실 감시 시스템 개발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쉽게 말해 지하철이나 경전철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역사 내 영상이나 객실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장비 역시 파인텔레콤이 개발한 것.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과 경춘선, 중앙선, 광명선 그리고 부산지하철 4호선에 파인텔레콤의 장비가 적용돼 있다.

그리고 현재 한창 작업 중인 대구지하철 3호선에도 파인텔레콤이 참여하고 있다.

“승강장에 설치한 카메라가 역사에 진입하는 열차에 무선으로 승강장 상황을 전송해줍니다. 그러면 열차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승강장 영상을 확인하고 진입할 수 있죠. 긴급 상황에 급히 브레이크를 잡는다고 해도 열차는 바로 서지 못합니다. 사전에 승강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예기치 않은 사고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죠. 역을 출발할 때도 혹시 문틈에 사람이 끼어있진 않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도 가능합니다. 객실 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거꾸로 역사에 전송할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선로변에 있는 수신장비를 통해 종합관제실에서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무인 운전이 보편화될수록 파인텔레콤의 기술이 적용될 부분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현재 파인텔레콤이 보유한 특허는 모두 8건, 그 밖에도 3건의 기술이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요소 기술을 넘어선 통합 기술의 강자

최근 몇 년 사이 파인텔레콤이 가파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시스템 종합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개별 요소기술로 살피면 재능을 지닌 기업이 여럿 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종합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요소기술이 씨앗이라면, 종합기술은 꽃인 셈이다.

“현재 IT 관련요소기술은 개발이 상당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필요 기술이 아니라면 현재 개발한 요소기술은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지요. 만약 고객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이런 정보를 어떤 주파수를 이용해 보내고 싶다’고 요청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요소기술 회사는 그 요청을 해결하지 못해요. 하지만 파인텔레콤은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그 요청에 맞는 솔루션을 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파인텔레콤의 강점입니다.”

한편으로 파인텔레콤은 별도 조직을 구성해 품질 보증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ISO9001 외에 항공 관련 품질보증시스템인 AS9001도 획득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엔 CMMI Level 3 획득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우리 파인텔레콤이 방산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인 회사로 각인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SW공학연구소(SEI)가 개발한 국제적인 IT 관리 모델. 조직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해 운영 과정에서의 품질과 비용, 일정 등을 충족하기 위해 반드시 수행할 활동을 정의한 ‘조직 역량 성숙도’를 통합한 것이다.
 
이처럼 파인텔레콤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량을 키워갈 방안을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설립 당시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않던 인력 구성도 이제는 71명에 달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게 쉽진 않지요. 미국에 갔더니 40~50년 되는 R&D 기업에 60~70대 엔지니어가 많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R&D가 즐거운 회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인항공기 데이터링크 분야 기술로는 국내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는 파인텔레콤.

이제껏 구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더욱 다각화할 계획 중인 파인텔레콤이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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