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ology Brief - Technology Brief 03
나노기술을 이용한 수소 저장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
물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한 연료전지는 발전을 거듭하여 발전용, 차량용, 가정용 제품이 선보이게 되고 지난 3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구축하여 2015년까지 북유럽 국가 등에 총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소 공급 시스템을 차량 자체에 실어 보고자하였으나 실패하였고 현재에는 수소 충전소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수소의 저장, 공급 문제가 높은 생산 원가와 함께 이 차량의 보급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소형 휴대용 기기 전원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연료전지의 사용도 수소 저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에서 초미세 실리콘 입자를 물과 반응시켜 순식간에 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올해 1월 14일자 Nano Letters에 발표한 미국 버팔로 대학 연구자들의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빛, 열, 전기 등 어떤 에너지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10nm 정도의 실리콘 입자를 물과 반응시켜 1분 안에 실리콘산과 수소를 생산하였는데 그 반응속도가 벌크 실리콘보다는 1,000배, 100nm 실리콘 입자보다는 150배나 빨랐다.
실제 입자 크기가 작아지면 표면적이 증가하여 반응속도가 당연히 증가하지만 이 경우 표면적 차이에 의한 것보다 반응속도의 차이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은 실리콘이 모두 소모되기 전에 반응을 중지시켜 입자의 형상을 살펴보았다.
반응이 진행되면 10nm 입자들은 크기가 감소하지만 모양은 변하지 않고 거의 구형을 유지한 반면 100nm 입자들은 크기가 균일하게 감소하지 않고 움푹 팬 껍질 모양이나 약간의 실리콘 단분자층으로 구성된 벽으로 둘러싸인 캡슐을 형성하여 이런 벽이 반응속도를 늦추게 된다.
이들은 생산한 순수한 수소를 팬을 돌리는 소형 연료전지에 이미 적용하는 시험을 마쳤다.
지구 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 중의 하나인 실리콘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이 기술은 물만 있으면 손쉽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하여 군용, 레저용뿐만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 컴퓨터와 같은 휴대용 기기의 수소연료전지 전원의 활용가능성을 높여준다.
물론 정제된 실리콘 나노입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비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우선은 비용보다는 편의성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부터 적용이 가능하고 향후 관련 나노기술의 개발로 자동차 및 발전 분야에서의 확대 적용도 기대할 만하다.
서동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