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특별기획 - 미래 환경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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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구 생태계 보호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의 패러다임이 생태계 친화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미래 환경산업의 핵심인 생물자원의 이용 현황을 살펴보고 유망산업 분야를 전망해본다.



들어가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의 생태계(生態系, Ecosystem)는 생물적 요소와 비생물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생명체와 무생물 환경 요소들은 40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해왔다.

그러나 인류의 등장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지구 상에 장기간 축적되어온 에너지원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환경이 오염되고, 기후가 변화하고, 생물의 다양성이 훼손되는 등 생태계의 교란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은 인류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 경제와 기술발전의 패러다임 역시 생태 친화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또한, 주요 선진국들은 이러한 전환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생태계 친화적 기술의 개발과 생물자원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 환경산업의 핵심은 생물자원

지금까지 파악된 생물 종의 수는 200만 종(동물 150만 종, 식물 50만 종)에 달하며, 지구 상에 존재하는 전체 생물 종은 약 1,000만 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역사와 함께 진화해온 이들 생물 종은 유전자의 변이와 분화를 거쳐 생존에 성공한 우수한 특성의 집합체이자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을 담당하는 생태계의 주역이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서식지 훼손,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으로 매년 2만 5천 ~ 5만 종의 생물 종이 멸종하고 있다.

또한 농업, 축산업 분야에서도 생산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이 집중 재배되면서 생물자원의 유전적 다양성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01는 이러한 상황에서 생물자원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대한 국제적인 강제 이행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특히 타국의 생물자원 이용 시 해당국과의 이익 공유를 명시하고 있어 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더욱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나고야 의정서는 전 세계 50개국 이상이 비준하면 90일 이내에 발효되는데, 2013년 4월말 현재 92개국이 서명하고 16개국이 비준을 마쳤으며, 2014년 발효가 유력시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자생식물 ‘스타아니스(Star Anise)’를 분석해서 만든 것으로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 로슈는 중국과 이윤을 배분해야 한다.

영국의 제약회사 파이토팜은 화이자와 함께 다이어트 보조제를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으나, 특정 선인장을 씹으면 식욕을 느끼지 않는다는 남아프리카 샨족MANAGEMENT(부시맨 부족 중 하나)의 전통지식을 무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특허출원이 취소되고 샨족에게 보상을 해야 했다.

이처럼 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세계 주요국은 생물자원의 탐사, 거래, 생물다양성 보상 시장의 본격적 발전에 대비하여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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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유망 환경산업(Ecoindustry)

가장 먼저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야는 인구증가, 기후변화, 시장개방 등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 높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종자산업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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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는 개발도상국의 높은 출산율 및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1980년 44억 명에서 2030년에는 83억 명으로 50년 사이에 1.9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세계 농지면적 감소, 이상 기후 현상 빈발,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식량 공급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몬산토, 바스프, 신젠타 등 글로벌 종자기업, 농약기업들은 가뭄, 침수, 고온, 고염, 병충해 등에 강한 유전자원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여 경쟁적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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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은 상업적 품종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는 국제협약으로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70개 국가가 가입되어 있다.

과거에는 농부들이 작물을 재배한 뒤에 좋은 씨앗을 골라두었다가 다음에 심곤 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종자기업으로부터 단 1회만 재배하는 조건으로 씨앗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IMF 구제금융 당시 국내의 종묘회사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청양고추, 금싸라기 참외 등의 종자에 대한 모든 권리가 미국의 몬산토에게 넘어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유전자원의 보존과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에너지 자원 확보와 생태계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메탄가스, 바이오 에탄올, 바이오 디젤, 바이오 부탄올 등 바이오 에너지 개발을 위한 원료식물 발굴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등과 함께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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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우리나라의 농업, 수산업, 축산업 등 1차 산업은 급격한 산업화의 과정에서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무관심 속에서 사양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지구의 생태계는 우리에게 다시 생명 산업, 1차 산업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고 있다.

미래의 경제(Economy) 발전은 생태계(Ecosystem)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대 전환기에 뒤처지지 않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 사회 전반전으로 생태계와 생물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농수축산임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으며, 생명과학에 대한 기초연구 확대, 전통 지식의 재발견 및 효과 검증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생물자원 부국과의 협력 및 지원을 확대하여 향후 생물자원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01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 열린 제 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 및 이익 공유(ABS)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의 약칭. 생물다양성협약은 국제연합기구(UN)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임.(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