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특별기획 - 미래 통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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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계는 네트워크를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유선네트워크와 음성 통화를 위한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는 결국 하나로 통합되었으며, 꿈의 TV라고 불리던 IPTV까지 현실화된 네트워크 환경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네트워크가 컴퓨터를 위한 트래픽과 음성 통화 그리고 TV 등을 위한 콘텐츠를 주고받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었다면, 미래에는 콘텐츠와 사람들의 소통, 그리고 다양한 가전제품과 빌딩,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물체들이 포괄된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2012년 2월 시스코시스템즈는 향후 5년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2016년까지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이 올해보다 18배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트래픽 폭증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조금이라도 빠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국내에서 4세대 LTE를 제일 먼저 구축하면서 이동통신산업의 판도에 변화를 준 LG U+나 최근 세계 최초로 LTE-A를 도입하면서 실지회복에 나선 SK텔레콤 등의 움직임은 이런 이동통신사들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더욱 빠른 네트워크 기술과 다양한 종류의 트래픽 양이 증가하는 것에 있지 않다.

통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변하고 있다.

기존의 통신사가 가졌던 음성통화 서비스와 인터넷 접속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은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15년 이후의 미래의 통신과 네트워크 산업은 어떤 변화를 가지게 될 것인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조망해보도록 하자.



네트워크 거버넌스의 새로운 게임의 규칙

시스코 VNI 모바일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월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10.8엑사바이트(EB)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58%씩 성장한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16년이면 연간 트래픽이 5엑사바이트에 이른다.

모바일 트래픽의 증가세가 급격한 이유는 단말기의 급속한 증가가 가장 큰 이유이다.
 
2016년 전 세계 인구를 73억 명으로 볼 때, 인터넷 연결 모바일 기기는 100억 개를 훌쩍 넘게 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뿐 아니라 앞으로는 사물통신(M2M) 모듈의 증가도 이런 트래픽 폭증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주파수의 추가적인 할당이나 다음 세대의 이동통신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겠지만, 10년 이상을 내다본다면 보다 근본적인 기술과 정책,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주파수 공용화의 가능성

국내 이동통신사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이런 새로운 네트워크 경쟁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치열하게 주파수를 할당받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각각의 이동통신사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점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신사 간 주파수 공용화”와 같은 새로운 정책과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통신기술이 등장할 가능성과 이를 통한 전반적인 통신 인프라 비용의 감소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통신사가 필요 없는 메쉬 네트워크 기술의 등장

조금 더 미래 지향적인 시각에서는 현재의 이동통신사와 같은 중앙집중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독점시대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앞으로도 잘 관리되고, 신뢰성이 중요한 B2B 시장이나 높은 프리미엄 퀄리티를 보장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소수의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 모델이 건재하겠지만, 현재와 같이 완전히 독점적인 틀에서 사업을 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만약 여러 주파수 대역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있고 주변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의 단말기와 통신하기 위해 비어있는 주파수 대역을 실시간으로 찾아낸다면 어떨까?

비어있는 대역을 연결하고 이때 주파수를 복수로 연결할 수 있다면 메쉬 방식으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탄생할 수 있다.

프로토콜만 통일한다면 굳이 중앙 집중적인 통신사업자가 없어도 통신 인프라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미 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이 여러 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잘라라바드씨는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다양한 폐품을 활용해서 오픈소스 무선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저비용 저파워 셀룰러 데이터 네트워크 기술’로 명명된 이 기술은 커티스 하이멀(Kurtis Heimerl) 버클리 대학교 교수가 좀 더 산업적인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완료했다.
 
저전력 유럽형 2.5세대 이동통신(GSM)을 지원하는 빌리지 베이스 스테이션(Village Base Station)이라는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이 기술은 실제로 미국에서 테스트도 수행 했는데 결과가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이 중계기는 저전력 기기라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유지가 가능하며 GSM 방식을 통한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데이터 서비스도 지원한다.

시골 같은 곳에 저렴한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를 간단히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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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서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인터넷

구글에서는 하늘 위에 기구를 띄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전 세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시작했다.

지름 15m의 큼직한 풍선들을 고도 20km 높이에서 날아다니면서 각각의 기구가 중계기 역할을 해 인터넷을 서비스한다.
 
현재의 기술수준은 그리 빠른 속도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유선이나 무선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저개발국을 타깃으로 생각한다면 근 미래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갑작스런 재해 상황 등에서도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과는 다른 경로로 추진하고 있지만, 구글은 인터넷 TCP/IP 프로토콜을 창시한 빈트 서프를 앞세워 행성간 인터넷 프로토콜(Interplanetary Internet Protocol)을 만들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프로젝트 룬의 진행과 연결시켜 본다면 현재의 지상의 기지국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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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통신망과 미래도시

10년 전 통신을 위해 사용하는 라우터 장비의 가격은 20~30억 원을 우습게 넘겼다.

전화국끼리 라우터를 설치해서 통신하려다 보니, 망 투자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갔다.

이제는 라우터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L3 백본 스위치에 광 모듈을 바로 꽂는 게 전부다.

과거에 설치한 케이블도 그대로 사용한다.

10년 전과 비교해 50%의 가격으로 1천 배 이상 빨라진 속도를 누릴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망 관리와 유지비용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선부분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도시 중심으로 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와 같은 변화의 양상에 대해 주목해야 되는 것이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구글 파이버(Google Fiber)이다.

구글 파이버는 기가비트(Gbps)급 초고속 인터넷으로 다양한 구글의 서비스와 함께 제공된다.

현재 미국 중부의 캔자스 시티(Kansas City)MANAGEMENT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 서비스는 조만간 텍사스의 오스틴과 유타의 프로보가 제 2, 3의 서비스 도시로 확정되었다.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에 불과해 보이는 구글 파이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고 있는 중장기적인 전망 때문이다.

구글 파이버는 미국의 대도시가 아닌 중소규모의 도시, 그리고 미국 대륙을 관통하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백본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서비스 지역을 선택했다.

그리고, 최근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에이스와의 경기에서 원격지에서 캔자스 시티에 있는 면역결핍인 초등학생이 로봇을 이용해 시구하는 것을 보여준 것과 같이 초고속 인터넷이 아니면 수행할 수 없는 서비스의 결합을 시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존의 네트워크망으로 가득한 대도시를 혁신하는 것보다, 중소규모 도시의 인터넷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면서 미래도시에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현해서 한꺼번에 시도하는 실험의 장으로 삼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런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미래도시’ 서비스를 전 세계에 수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는 통신과 네트워크 사업자가 단순히 국가의 허가를 받아서 사업을 전개하는 것 이상의 가치중심적인 새로운 경쟁체제로 돌입할 것에 대해서 항상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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