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미래 에너지산업
최근 세계에너지 공급 시장을 둘러싼 추세 변화 가운데 주목되는 점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 둔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 등에 따른 원자력발전의 위축 및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른 에너지공급시장의 주도적 지위 부상 등을 들 수 있다.
향후 2030년까지 세계에너지 공급시장에서 여전히 화석연료의 절대적 우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석연료 내에서 셰일가스 등의 비전통 화석연료의 비중 증대는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비싼 전력가격에 따른 태양광발전의 그리드 패리티 근접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공급은 각종 대용량 전력저장장치의 보급 및 스마트 그리드의 적용과 맞물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에서는 이들 내용을 화석연료, 원자력 및 신재생에너지 등의 순서로 국제에너지기구(IEA)01의 전망을 바탕으로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20년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으로 부상
최근 화석연료 공급부문에서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바,상류부문(Up Stream)의 기술발전으로 타이트오일(Light Tight Oil)과 셰일가스 채굴이 가능해지면서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가스 가격의 하락 및 이에 따른 전력 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화학산업 등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제고되고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국제 에너지교역에서 미국의 재부상이 예견되고 있는데, 2020년대 중반까지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BP의 경우는 2010년대 중반 이후로도 예측).
셰일가스 기존 원유 급속 대체,
원자력 다소 감소
향후 2035년까지 증가할 가스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비전통가스가 차지(대부분 중국, 미국, 호주산 가스)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비전통가스 관련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로 각국 자원매장량 규모 및 품질의 불확실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전통가스 생산 과정에서 적절한 관리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므로 셰일가스·오일 혁명의 가시화가 다소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02
원자력 발전의 경우는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발생 이후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관련 정책의 재검토로 인해 그 입지가 위축되었다.
사태의 당사국인 일본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가 원자력 사용 감소 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천연가스에 그 위상을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설비용량은 작년 IEA 세계에너지전망에서 전망한 수준보다 낮은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중국, 인도 및 러시아 등의 설비능력 증가에 힘입어 세계 원자력 발전량 자체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전력믹스 가운데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증가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비록 20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최근 동력이 다소 상실되었으나 수력의 지속적인 증가와 풍력과 태양광의 빠른 성장으로 세계 에너지믹스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IEA는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총발전량 중 거의 1/3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특히 태양광 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는 석탄 발전량의 절반 수준에 근접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의 발전 에너지원이 될 것이며, 2035년이 되면 석탄을 따라잡아 세계 최대 발전원의 위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세계 신재생에너지 공급(발전량 기준)은 2010년 4,206TWh였으나 향후 연평균 약 4.3%씩 증가하여 2030년에는 약 9,786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증가를 주도하는 지역으로서 OECD 중에서는 미국과 유럽이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주목된다.
또한 바이오매스(발전용) 및 바이오연료 소비는 네 배 정도 증가할 것이며 국제 교역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에너지 자원량은 식량생산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바이오매스 및 바이오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에 충분하지만, 토지사용 문제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전력저장장치 보급 확대
최근 고유가, 낮은 전기요금, 이상기온으로 인한 전기냉난방기기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수요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바, 전력피크 관리에 효과적인 수단이자 신성장동력 산업인 전력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ESS란 리튬이차전지와 같은 기존의 중소형 이차전지를 대형화하거나, 회전에너지, 압축공기 등으로 대규모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말하는데 리튬이차전지(LiB), 나트륨황전지(NaS), 레독스흐름전지(RFB), 수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 플라이휠(Flywheel), 압축공기저장시스템(CAES) 등이 있다.
이 중 리튬이차전지는 최근 중대형 전기차용과 전력저장용 상용화에 성공하여 초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차전지형 전력저장장치는 리튬이차전지(LiB),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력제어장치(PCS) 등으로 구성(BESS :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된다.
후지경제그룹의 조사03에 따르면 중·대용량 ESS시장은 2012년 현재 납축전지를 중심으로 약 13억 엔 정도의 소규모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뿐이나, 2013년 이후 NaS 배터리 혹은 계통설치용으로 개량된 납축전지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746억 엔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2년 대비 약 134배 규모이다.
계통설치용에 대해서는 NaS 배터리나 납축전지 이외에도 니켈수소 배터리 및 리튬이온 배터리의 개발이 진전되고 있으나 가격 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외에 북미에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플라이휠이나 RFB 등도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것은 아직 가격 면에서 다소 불리한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향후 2020년에는 중·대용량 ESS의 세계시장에서 약 116억 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는 비중이 전무하지만 향후 2020년 세계 전체의 중·대형 ESS 가운데 약 6.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장기적인 베타붕괴로 발생한 전자선이 반도체와 반응하여 전자와 홀의 쌍을 분리하여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베타전지와 같은 미래형 이차전지의 상용화도 예상된다.
베타전지는 충전과정 없이 장기간 전기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베타붕괴 동위원소는 방사능 오염의 우려가 거의 없어 심장박동기 등 의료용에서부터 극지 및 환경 모니터링 센서 전원 등으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그리드 실용화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및 이차전지의 부상은 스마트그리드의 구현과 맞물려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Grid)에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하여,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전력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양방향 전력정보 교환을 통하여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고품질의 에너지 및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청정 녹색기술의 접목·확장이 용이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신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스마트그리드의 현재 세계 시장은 약 7,2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향후 2000년에는 약 6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04
01 IEA, World Energy Outlook 2012, 2012
02 IEA, 「세계에너지전망 특별보고서」, 2012. 05.
03 富士經濟Group, 「大型二次電池市場を調査」, 2012. 12. 25
04 IHS iSuppli의 추정 및 전망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