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NET)인증 기술

줌인리포트 - 에스폴리텍 이혁렬 대표이사 인터뷰

기술경쟁력으로
달성한 아시아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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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폴리텍의 이름에는 다음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바로 ‘국내 최초’다.

이혁렬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1996년만 해도 국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스폴리텍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하나하나 기술을 국산화시켰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 제품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고품질을 실현했다.

오직 ‘기술’로 승부를 건 에스폴리텍은 이제 국내 넘버원을 넘어 아시아 넘버원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앞서 감지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시장성

충북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이혁렬 대표는 국내 유력 플라스틱 기업에서 ABS시트 사업부장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이 대표는 일찍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의 가능성을 감지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원재료인 레진을 특수 처리해 범용 플라스틱보다 강도와 탄성, 전기절연성 등을 높인 첨단소재다.

방음벽이나 건축자재는 물론 가정용품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폴리카보네이트는 이 대표가 에스폴리텍을 창업한 1996년만 해도 다소 생소한 소재였다, 국내에서는 폴리카보네이트라는 원래 명칭보다 글로벌 기업이 생산하는 관련 제품의 브랜드가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였다.
 
토종 브랜드가 전무했던 시기였던 까닭에 이 대표는 시작부터 제품의 브랜드화에 주력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폴리카보네이트 시트인 ‘하이텍그라스(Hitech-Glas)와 아크릴시트인 ‘하이그라스(Hi-Glas)였다.

오랜 기간 관련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의 승부수는 시작부터 통했다.
 
매출은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첫해 매출만 무려 27억 원. 이는 해마다 대폭 늘어나 1998년에는 80억 원, 1999년에는 13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이면에는 모든 임직원의 피땀 어린 노력이 숨어 있었다.

“1996년에 사업을 시작하고 불과 몇 년 사이에 IMF와 부딪혔어요. IMF 이전에 설비를 들여왔는데 갑자기 환율이 뚝뚝 떨어지니 굉장히 힘들었죠. 그때 임직원들이 함께 도와주지 않았다면회사 문을 닫았을 겁니다. 모두 월급의 50%를 회사에 반납했어요. 대표인 저는 월급을 안 가져가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매달렸습니다.”

식비라도 줄여 보겠다고 임직원 아내들이 직접 나서 점심밥을 지었다.

이 대표는 물론 회사 안팎의 모든 관계자가 사활을 건 덕분에 에스폴리텍은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열심히 일하자’는 구호만으로 에스폴리텍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남보다 한 걸음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이를 실현하는 추진력이 에스폴리텍의 생명력을 키웠다.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고객을 찾아가 끊임없이 우리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알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죠. 당시 스무 명 안팎의 적은 인원이 1인 2역에 3역까지 해가며 다양한 분야에 우리 소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홍보대사 역할을 했습니다. 또 고객과 함께 제품 개발에도 전념했고요. 임직원은 물론 고객의 굳건한 신뢰 덕분에 현재의 에스폴리텍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LCD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다

모든 관계자가 혼신의 힘을 쏟아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일까. 에스폴리텍은 결국 2001년에 LCD 모니터용 광학부품인 도광판을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해 자체 생산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같은 성과는 에스폴리텍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해당 기술을 국산화한 것은 에스폴리텍만의 이익이 아니었다.

이를통해 국내 가전업체 역시 LCD 모니터와 LCD TV 부문에서 한층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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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폴리텍의 개발품들. 창업 초기부터 개발한 폴리카보네이트 시트가 에스폴리텍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당시는 우리나라 LCD 산업 초창기였어요. 그래서 도광판 전량을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죠. 일본에서도 불과 세 업체만 생산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니려면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엔 전례가 없어 벤치마킹할 곳이 전혀 없었지만 이 대표는 개의치 않았다.

글로벌 기업에선 당연히 정보를 주지 않으니 외국전시장과 기술세미나를 부지런히 다니면서 샘플을 구하고 기술 분석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에 이제까지의 노하우를 접목했다.

한 걸음 빨리 설비를 도입하고 연구에 매진한 덕분에 에스폴리텍은 유수 대기업을 제치고 LCD 모니터용 도광판 기술에서 ‘국내 최초’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

LCD 부품산업이 성장하면서 에스폴리텍은 2004년도에 자본금 80억 원으로 중국 베이징에100% 지분을 가진 현지법인을 준공했다.

“사업 초기만 해도 국내산은 품질이 떨어져 가격이 낮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어요. 많은 한국기업이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일본의 기술경쟁력 사이에 껴서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중국시장은 저희에게도 중요한 시장이지만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걸지 않았어요. 상해에 지사를 두고 브랜드 마케팅을 꾸준히 펼친 덕분에 이젠 중국 고객도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수요도 늘어나고 있고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업계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에스폴리텍은 2004년에 품질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술개발연구소를 운영하며 품질신뢰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2007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개설해 기초 연구는 물론 신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기술 개발에 전념한 결과 현재 에스폴리텍은 국내 특허 20건, 실용신안 8건, 디자인 등록 76건, 상표 등록 52건 등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폴리텍의 기술 개발 기준은 다음 두 가지다. 바로 ‘시장친화적인 기술’과 ‘환경친화적인 기술’이다.

에스폴리텍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협력해 ‘태양광 모듈용 EVA(Ethylene Vinyl Acetate) 시트 제조 기술’로 녹색기술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에스폴리텍은 기술개발부터 제품양산까지 모든 과정을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기업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기준을 자체적으로 테스트해서 시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있어요. 그게 바로 에스폴리텍이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입니다.”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시장 문 활짝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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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나와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하는 이혁렬 대표이사. 이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의 노력으로 에스폴리텍의 매출액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어느덧 에스폴리텍은 가장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메이저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가운데 이혁렬 대표가 지켜온 원칙이 있다. 바로 ‘절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하지 않는다’는 것.

회사를 한창 키우던 2008년에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OEM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이 대표는 에스폴리텍의 브랜드로 세계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일념으로 OEM 제의를 거절했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옳았다.

“만약 그때 OEM을 시작했다면 당장의 매출은 바로 올라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에스폴리텍의 이름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하지는 못했겠죠. 세계 무대에서도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싶습니다.”

현재 에스폴리텍이 진출한 국가는 25개국. 앞으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대륙별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중국시장과 더불어 중요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시장까지 거점을 확대해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특히 미국지역은 1997년에 수출을 개시한 이후로 최근 5년간 10% 이상 수출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1년에는 펩시콜라 자판기에 사용하는 PC시트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항공기용 난연등급 PC시트 수출을 개시했다.

“올해부터는 조명용과 방범용 PC시트 시장을 활성화하고, 최근 출시한 PETG 시트의 마케팅을 강화해 더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하려고 합니다. 중동과 유럽 수출도 더 확대할 계획이고요.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메디나 고속철도 공사에 우리 회사의 특허제품인 7층 복층판 공급계약을 체결했어요. 유럽에서는 LED 조명용 확산판인 ‘샤인룩스’를 영국에 수출하고 현지에서 상표등록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각 대륙 거점지역의 주변 국가는 물론이고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까지 진입하려고 합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현지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예요.”

에스폴리텍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전자부품 산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기에 안정권에 들어있다고 안심하다가는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

때문에 에스폴리텍은 꾸준히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새로운 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에스폴리텍이 주력하고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시트와 아크릴판 등의 산업용 자재를 주력 아이템으로 끌고 가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개발해 미래를 대비하려고 합니다. 현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 제품을 출시하면 에스폴리텍이 한 번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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