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성공사례 - (주)KMW의 신제품 개발전략과 체계를 중심으로
핵심기반기술(CTP) 중심의
기술전략 추진과 체계
본지는 기술 및 제품의 개발과정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다른 기업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경영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기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도움을 주고자 2007년 8월부터 기술경영 성공사례를 게재해왔다.
이번 호에서는 KMW의 신제품 개발전략과 체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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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과 무선데이터 등 신규 무선통신 서비스 급증에 따라 통신 주파수 사용이 많아지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기지국 장비가 소형화되면서 무선주파수 필터 또한 소형화 · 경량화되는 추세이고 옥외에 설치되는 제품도 점차 늘고 있다.
따라서 통신업계에서는 무선주파수 필터의 소형 · 경량화 기술이 화두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RF 필터 공진기는 하나의 공진기에서 한 개의 주파수를 공진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었기에 소형 · 경량화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1년 교과서에서조차도 어렵다고 했던 그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국내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1개 공진기에 3개 공진모드가 발생되는 ‘트리플 모드 필터’ 개발로 고성능 · 경량화에 성공함으로써 지난 한해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관한 제13회 전파방송신기술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에 이어 2013년 제6주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무선통신 장비기업, 케이엠더블유의 신제품 개발 전략과 체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속 성장의 조건
1) 붉은 여왕의 역설
(Red Queen’s Paradox)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 동화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루이스 캐롤)’에서 앨리스는 카드 게임의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미친듯이 달린다.
이때 소녀가 말한다. “그런데 붉은 여왕님, 정말 이상하네요. 우리는 아주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주변의 경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아요”라고. 이에 여왕이 대답한다. “제자리에 남아 있고 싶으면 죽도록 달려야 해.”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그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에 주인공이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다.
생물학자 리벤 베일른은 이를 비유해 ‘붉은 여왕의 역설’ 이론을 제시했다.
이론의 핵심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진화하고 있고 우리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와 같은 속도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경영환경과 기술경쟁에 대한 상황을 요약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용어는 없을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누군가에 의해 발전하고, 우리가 모르는 와중에도 매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탄생되고 있다.
따라서 도태되거나 제자리에 있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느끼고 상상하는것 보다 훨씬 강력한 노력이나 혁신 활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2)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의 길찾기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 속도에 대응하여 사업분야나 영역(Domain) 내에서 신규 제품군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형과 신규 사업영역(Domain)에 진출하여 외형을 급진적으로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부품이나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소위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업체 등 고객의 요구에 의하여 제품을 개발 · 생산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전자(前者)의 형태를 취한다. 그림 1>
(그림 1> 핵심역량의 생성과 발전 방향)
이렇듯 기존의 사업 바탕 위에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주로 중소 · 중견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창출 또는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쟁자보다 앞선 기술개발과 선행투자가 따른 경우가 많다.
이들 기업은 보통 그들만의 독특한 사업(혹은 기술)역량이 있고 그러한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시장과 고객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많고, 오랜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획득된 경험이 풍부하며, 사업과 제품에 대한 기술력이 우수하여 경쟁에서의 우위를 위한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 잘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기업에게 성장의 기회(Opportunity)를 간파할 수 있게 하거나(특히 기존 사업영역에서의 틈새시장의 기회), 새로운 사업 혹은 제품 기회에 요구되는 ‘역량을 보유한’ 연구원 및 엔지니어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이들을 유지(Retention)할 수 있게 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출처 : SBI, Core technology Workshop, 1998).
반면, 이러한 내부 핵심역량을 소홀히 할 경우에는 핵심 제품을 외부 공급자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되어도 그것을 느낄 수 없게 되거나, 다른 분야에서 획득한 우수한 역량을 앞세운 신규 진입자들의 기습을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핵심역량(혹은 기술)의 분석과 파악을 통한 전략의 추진이라는 문제에 둔감한 기업은 사업의 기획 또는 속도의 조절, 그리고 철수 등의 의사결정 시에 귀중한 내부의 핵심역량(기술)을 무심히 포기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2>
(그림 2> 핵심역량의 위치와 확보계획 수립 Process)
3) 핵심기반 기술은 경쟁력의 원천
또한 핵심역량에서 가장 근원에 해당되는 기능은 바로 핵심기술이다.
그리고 이것이 다양한 사업과 제품개발에 있어 경쟁 우위를 위한 큰 흐름(Stream)을 이루고 있을 때 그 핵심기술군을 흔히 핵심기반기술 혹은 간단히 CTP(Core Technology Platform)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우리가 대부분의 신사업이나 신제품 추진에 있어 평가와 판단의 기준이 되고, 핵심기반기술을 발전시키거나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경쟁력 우위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 핵심기반기술(CTP)을 파악하는 방법은 한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중장기 목표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거나 기존의 사업
· 제품을 위해 연구, 개발, 생산 및 A/S 등 각 기능별로 확보된 (혹은 향후 확보계획) 세부 요소기술들을 망라하여 기술의 분류 체계도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이다.
여기서 동일한 기술 단위로 우선순위를 평가할 수 있는 기술수준(Level)을 정의하여,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 방법 등을 활용하게 되는데, 내부의 기술팀장, 관리자 혹은 기술책임자가 참여하여 평가와 합의(Consensus)를 통하여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서 언급한 고객/협력사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개발 · 생산하는 중소 · 중견(ODM)기업은 경쟁 우위를 위한 판단과 자원의 집중도 향상을 위해 반드시 이를 규명하고, 그것을 통한 성장전략과 기술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지금 부터는 KMW社가 무선통신장비 분야에서 성장해온 기술적 배경과 핵심 제품인 블랙홀 필터(Black Hole Filter)의 개발과정을 중심으로 핵심기반기술(Core Technology Platform)의 구축과 활용, 그리고 기술의 전개 전략 추진을 위한 관련 인프라(Infra)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핵심기반기술과 기술전략의 추진
1) Start-Up 기업의 공통점
보통, 스타트업(Start-Up)기업은 한두 개의 기술(제품)개발에 성공하여 그것의 사업화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사업 초기 새로운 판로 개척과 확보가 무엇보다 큰 난관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하고 위치를 확고히 잡아갈 시점에서 차세대 제품을 어떻게 기획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다.
2)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는 그들만의 방식
KMW의 창업자는 대우통신(구), 애질런트(Agilent) 등 주로 통신관련기업에서 연구개발 및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획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통신용 장비·부품을 개발·생산하기 위해 1991년 창업하였다.
즉 이 기업은 개발이나 생산보다는 시장지식을 중심으로 출범하게 되는데, 창업 당시 국내의 무선통신 시장은 초창기라 대부분의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생산된 제품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수입제품을 국산화하면서 기본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었다.
이후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페이저(Pager)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통신용 RF 스위치(Switch)의 개발 의뢰를 받고 이를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방식을 이용해 개발해 냄으로써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즉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을 바탕으로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그림 3>
(그림 3> KMW의 핵심기반기술 정의와 활용(예시))
3) 고객이 요구하는 그 이상의 도전적 목표와 기술전략
그렇다면, KMW에게 이러한 사업 기회가 주어진 배경은 무엇일까?
해답은 이 회사가 가진 연구개발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제품’ 개발에 대한 기술적 목표와 수준이 보통의 기업과는 달랐다는 점이다.
고객사가 부품과 장비의 개발을 의뢰해 올 때, 그들이 요구하는 통상적 Spec. 시트(Sheet)에 집중하는 보통의 기업들과 달리 이 회사는 요구된 성능보다 한층 업그레이드(Upgrade)된 기술적 목표 아래 개발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회사는 과거보다 현저히 우수한 기술수준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무선통신 시장에서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해외의 복사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저가격화(Low-Cost) 경쟁에 내몰리고 있을 때, 이들은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맞게 된다.
미국 출장 중 알카텔 루슨트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2G & 3G)의 통신 필터(Filter)는 주로 단일모드(Single-Mode) 공진기로 이는 시스템의 사이즈를 지나치게 크게 하여 무겁고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알카텔 루슨트의 니즈(Needs)는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형 제품이었다.
즉 빠르게 진화하는 새로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기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고성능 RF 필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KMW는 전략적 고민을 하게 된다.
당시 기술 수준으로 볼 때는 듀얼모드(Dual Mode) 필터가 적절했지만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크기와 성능을 고객의 요구수준까지 만족시킬 수가 없었고, 트리플 모드(Triple Mode) 필터는 당시만 해도 관련 논문등에만 간간이 발표되던 상용화가 요원한 꿈의 기술이었다.
즉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당장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총동원한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무모하고 도 전적이지만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다.
여기서 KMW는 도전적인 기술목표에 집중하기로 하는데 이것이 향후 기업의 기술전략 방향을 결정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기술적 문제들을 돌파해 가는 과정에서 설계기술에 대한 노하우의 확보와 더불어 신속한 기술적 완성도와 결과의 검증을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수준을 한 차원 올리는 계기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한 어려움과 기술적 난관들을 극복한 결과는 바로 세계 최초로 Triple Mode 공진기를 적용하여 상용화에 성공한 -블랙홀 필터(Black Hole Filter)- 의 개발 성공이라는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시스템 혹은 최종제품의 디자인을 주도하지 않는 소위 ODM기업이 고객(협력사)이 요구하는 수준에만 집중할 때는 단기간의 수익을 보장해 주지만, 장기간에 걸쳐 경쟁의 우위와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한 세대 혹은 한 차원이 높은 기술의 선행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사업 추진의 체질화가 해당 사업 영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경쟁력을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MW는 제품개발에 대한 성공 철학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ODM 기업은 대부분의 고객이 정해져 있다.
즉 고객의 요구(Needs) 위에서 개발이 진행되지만, 미래에도 지속적인 고객 관계가 유지되려면 그들이 제시하는 수준보다 한 차원 앞선 잠재적 니즈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제품개발에 반영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연구개발을 추진함에 있어 시장을 부분적으로 이해해서는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어렵고, 포괄적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시야가 필요하며, 그것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4) 핵심기술을 응용한 신사업 전략
그러나 KMW 역시 한 가지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것은 통신장비시장이 가지는 지속적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Uncertainty)이었다.
어떤 기업이든 현재 사업의 성장 속도가 과거와 다르다고 느끼게 되면, 먼저 새로운 성장 모티브(Motive)를 발굴하고 신사업을 준비한다.
그래서 KMW는 내부의 핵심기술에 주목하게 되고, 이를 활용하여 신사업 대상을 탐색하였다.
그 결과 통신장비 사업을 하면서 획득된 도금기술, 방열기술, 그리고 가공기술 등을 응용하여 추진해 볼 수 있는 사업으로 LED 조명용 부품사업을 선택했다.
현재 KMW는 통신장비 시장에서 지속적 경쟁우위의 유지와 새로운 사업인 LED 조명용 부품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전략은 내부의 다양한 체계와 운영 인프라가 서로 잘 연계되어 작동할 때 전략의 실행과 더불어 연구개발의 성과도 조기에 가시화되거나 성공률이 향상될 수 있다.
그래서 KMW는 기술전략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내부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즉 아이디어에서부터 연구과제(Project)의 선정과 자원 배분, 그리고 내부 인력의 관리와 육성, 평가 시스템 등이 잘 연계되어 있다.
기술전략의 실행을 위한 내부의 체계
기업은 성장과 쇠퇴, 그리고 호황과 불황기를 맞으면서 조직의 구조와 운영 체계, 규모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도약과 역량이 확보되어 가면서 혹은 시장의 변화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강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혹은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사업 전략과 개발체계들이 하나씩 체질화되어 자리를 잡아가게 되는 것이다.
KMW는 초기 통신용 커넥터(Connector)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벤더(Vendor, ODM) 기업이 가지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Uncertainty) 및 경기의 영향 등으로 내부의 체계와 인프라를 강화해 오고 있다. 그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 내용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 4>
(그림 4> 핵심기반기술의 응용을 통한 신사업 전개)
1) 사업전략과 기술전략의 강력한 연계성
먼저, 연구개발 프로젝트(과제)의 운영체계이다.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이 연구개발을 함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사업전략과 R&D 전략의 강력한 연계성을 확보하는 것과 그 실행에 있어 관리 체계와 그 운영 인프라가 명확하게 그 목적에 부합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즉 연구개발에 대한 아이디어의 도출에서 기존사업과 새롭게 추구해야 할 기술의 개발방향에서부터 전략적 방향에 맞는 과제가 선정될 수 있는 평가기준(Criteria)과 평가/심의자의 구성,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무엇보다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의사소통 과정, 합의(Consensus)의 문화가 필요하다.
KMW에서 아이디어는 연구개발자의 생각을 존중한다.
그래서 상달식(Bottom-Up)으로 도출 제안된 아이디어는 실무자의 1차 심의에 이어 경영층의 최종 결정을 거치게 되는데, 여기서 최종과정은 Go/No Go에 대한 결정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기존사업의 개선 제품인지 혹은 새로운 기능과 신제품에 대응한 신기술의 개발 과제인지, 그리고 기존의 사업영역 내 신제품 · 신기술인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적 기술과제인지 등 전략적 방향에 따른 자원의 할당에 더 무게를 둔다는 점이다.
즉 전략적 포트폴리오(Portfolio) 관리에 대한 개념이 이 과정에서 적절히 작동하고 있고, 일반 과제(Project)와 미래 사업의 준비, 사업적 파급력이 큰 대형과제로 구분하여 그 운영과 자원의 활용에 대한 판단을 차별화시켜 운영하고 있다. 그림 5>
(그림 5> KMW의 연구 Project 수행 체계)
2) 전략적 방향 설정 및 실행을 위한 인력 육성 및 교육 체계
두 번째는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 실행을 위한 시스템들이 조직 내 문화로 체질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인력의 육성과 교육체계들이 잘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교육훈련에 대해 과거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의 경영층들이 가졌던 생각은 대외적인 홍보나 신규인력의 확보 등을 위한 보조적 프로그램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일부에서 기존의 인력 교육에 대한 운영형태에서 탈피하여 사업성과의 조기 실현과 업무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내부 인력의 역량함양이 중요하다는 인식들이 강화되고 있는 수준이었다.
실제 기업의 비전 실현과 전략의 실행을 위한 주요 경영과제로 생각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차원에서의 교육이 운영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 기업에서는 직위와 직능에 따라서 교육을 구분하고 그 내용에 따라서 내부, 외부 교육의 운용 체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과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미국, 중국의 연구소와 일본 현지 법인을 정보 수집의 거점으로 활용해 직접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자를 주기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과거 경영층을 중심으로 시장과 고객의 정보가 다루어지는 것을 이제는 중간 관리자와 책임 · 선임 급의 연구자로부터 그러한 정보들이 수집되고 분석되어 연구활동에 반영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6>
(그림 6> KMW의 교육 체계)
3) 연구인력에 대한 즉시적 보상 및 동기부여
세 번째는 연구원의 평가체계에 대한 것이다.
연구인력의 관리와 육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연구활동 중 혹은 연구결과와 성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를 두었더라도 보상과 동기부여 체계가 마땅치 않으면, 그들을 장기간에 걸쳐 유지시키기가 어렵다.
연구활동은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되어야 하고, 성과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연구기간보다 더 긴 시간이 경과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개발 기간이나 주기가 너무 짧아서 개발에 참여한 사람에 대한 즉시적 보상과 결과가 인사상 성과로 연결되기 이전에 기억에서 지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KMW가 주목한 것은 결과가 곧바로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그리고 주기가 짧은 과제에 참여한 연구자에게도 그 개발 과정에서 추진된 활동에 대한 즉시적 보상과 동기부여가 주어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었다.
바로 연구원을 1개월마다 평가하여 곧바로 급여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리고 그 결과를 6개월마다 총합하여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 같은 보상체계는 수많은 시행착오 이후 평가의 체계를 단순화하여 실행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수정과 개선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술경영에서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
경영전략분야에서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란 경쟁기업에 비해서 훨씬 우월한 능력, 즉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기업의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업에서 다양한 기능 활동들이 독창성을 유지하거나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KMW가 추진한 바와 같이 일관된 전략적 방향 아래서 그와연관된 내부의 체계와 운영 인프라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축되어야 한다.
그럼, KMW가 추진한 기술전략에 따른 실행 체계와 인프라들에서 성과 창출을 견인할 수 있었던 요인과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자.
1) 현재의 시장지배 기술보다 한발 앞선 기술에 주목하라!
첫째, 목적하는 바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항상 도전적 목표를 지향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한다는 점이다.
KMW는 기술개발에 있어 현재의 시장지배 기술보다 한발 앞선 기술에 항상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적인 연구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과거부터 항상 고객의 요구 성능보다는 한 차원 발전된 “+α”의 미래지향적 기능 보강에 대한 주문이 있다.
물론 이러한 정신의 바탕은 핵심기반기술력의 강화라는 목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고, 내부의 체계 또한 그러한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운영하고 있다.
2) 교육과 기회의 채널을 열어 두라!
두 번째는 연구개발자에게 시장과 고객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양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연구개발의 아이디어가 연구자에서부터 경영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도출되고 있고, 이들은 같은 조건에서 심의과정을 거쳐 자원의 투입을 결정하고 실행으로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의 기술환경, 소위 ‘4세대 R&D’의 환경에서는 위로부터 부여되는 미션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경영층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채널로부터 시장이나 기술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만, 일반 연구자는 그러한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시장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다양한 계층에서 창출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줘야 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장과 고객에 대한 지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과 기회의 채널을 열어줘야 한다.
3) 작은 성과에도 동기를 부여하라!
세 번째는 연구개발자에게 즉시적이고 명확한 평가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주변에서 우수핵심인재를 어렵게 채용해 놓고, 끊임없는 활용에만 집중하다가 그들이 다른 기업이나 연구소로 이직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물론 그들의 이직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연봉을 많이 주는 기업’ 혹은 ‘업무가 편한 직장으로 이직했나 보군’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기에 앞서 그 이면에 숨은 원인들에 대한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KMW는 연구자들이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도록 업무에 투입되는 것을 절대적으로 지양하고 있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거나, 작은 성과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작게나마 보상과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조직을 장기적 관점에서 생동감 있게 유지해 주는 매우 중요한 성공요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