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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afe - 화학이 빚어낸 색(色)의 혁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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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마티스, 훈데르트바서.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색채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화가라는 점이다.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찬사를 받은 이들에게 ‘색’이란 형태 이상의 가치를 가졌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색은 회화에 있어 가장 중요 도구이며, 색의 본질을 따지자면 안료(물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화학과 예술의 영역은 이렇듯 안료와 회화를 통해 ‘색깔’이라는 지점에서 만나 함께 문화예술사를 써내려 왔다.



예술이기 전에 물질로서의 색채

색은 물질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인간은 자연을 구성하는 것들(물질)로부터 영감을 얻고 그것에서 발전시킨 관념들이 모여서 문화를 만들었다.

또한 색은 곧 물질이었기 때문에 안료 자체의 가격이 작품에 곧잘 투영되기도 했다.

황금이나 울트라마린 같은 값비싼 재료는 그림을 의뢰한 자들이 안료 값을 아끼지 않는 씀씀이로 신앙심을 나타내려는 소망과 더불어 그 작품의 초자연적인 효력이 증가하고 가치가 오르길 바라는 화가의 욕망을 드러낸다.

이처럼 그림에 쓰인 재료는 그린이, 혹은 그림을 의뢰한 이들의 의도와 욕망을 투영하는 매개체가 된다.

따라서 우리가 시대와 화풍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화가가 열광한 어떤 색, 그리고 그 색을 연출할 때 본바탕이 되는 물질(안료)을 제외시키기란 어렵다.

저자인 필립 볼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새로운 안료가 출현할 때마다 그것에 사로잡힌 화가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물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물론, 안료의 색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화가들, 엄격하고 절제가 요구되던 채식 기법을 과감히 깨뜨린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불어 물질의 특성에 종속되어 있던 색의 개념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화를 통해 세상 밖으로 당차게 독립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중계해주고 있다.

<브라이트 어스>는 물질을 돋보기 삼아 안료와 화풍, 그리고 화가의 인식과 대중의 취향이 어떻게 바뀌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혁명사다.


안료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화가들의 삶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연백, 울트라마린의 짙고 청아한 파란색, 녹색이 전혀 섞이지 않은 매혹적인 보라, 산뜻하고 풍요로운 느낌의 에메랄드 녹색.

이 아름다운 색은 어떻게 얻게 된 것일까? 과거에 이같은 안료는 도제살이를 겸한 고된 노동의 산물이었다.
 
어둡고 냄새 나는 화실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더 고운 색을 내기 위해 광물을 빻고 거르고 다시 말리는 것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때로는 안료가 화가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연백에는 납중독의 위험이 있었다.
 
또 은은한 에메랄드색을 열광적으로 사랑한 화가는 비소 중독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나폴레옹의 사인으로 알려져 있는 비소 중독도 그가 유배된 곳의 에메랄드빛으로 도배된 벽지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런 안료들의 불안정성은 종종 화가들로 하여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게 만들었다.

절제된 색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화가들은 당대 물감 제조업자들이 경고하던 대로 변색되지 않는 물감을 선호한 결과였다.

이후, 안정적인 안료를 화가들이 요구하게 되면서 점차로 합성 안료들이 제조되기 시작했다.

빛과 색채라는 마술무대의 주인공은 주로 화가이지만 연금술사에게뿐 아니라 건축가의 도료, 도기공의 착색제, 염색공의 염료에서도 힌트를 얻었다.

여기에 점차로 화학자들의 색을 쪼개려는 시도가 더해지고 여러 가지 색을 내는 원소와 합성물을 발견한 화학자들과 물감 제조업자들이 등장해 색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고가의 안료들이 화학합성을 이용해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화가들에게 물질에 한정되었던 색의 기존 관념을 깨트리는 관념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를 테면 초록빛은 풀빛이나 에메랄드 같은 초록 광물, 오렌지색은 달고 새콤한 과일을 지시하는 것처럼 물질의 특성 중 일부로서의 색이 아니라 색 그 자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색채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풍요 혹은 결핍, 그 안에서 발현되는 창조성

화가에게 창조성이 발현되는 계기는 크게 양 극단의 두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다.

하나는 결핍이고 다른 하나는 풍요이다.
 
너무나 가난해서 칙칙한 갈색 염료밖에 구할 수 없었던 렘브란트가 만들어낸 우아하고 부드러운 갈색은 당대 화가들에게 갈색을 유행시켰다.

하지만 아스팔트 찌꺼기의 타르에서 추출한 흐물흐물한 갈색을 그처럼 잘 다루는 화가가 드물었기 때문에, 다른 화가들에게 그 안료는 재앙일 뿐이었다.

반대로 현대 화가들은 너무나도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물감의 풍요로움을 아는 이들은 더는 청아한 푸른색, 생명력 넘치는 선홍색, 태양빛을 닮은 강렬한 노란색이 화폭에 담긴것 자체로는 놀라지 않는다. 
 
‘팝아트의 아버지’ 로버트 라우션버그는 가정용 싸구려 페인트를 사서 그 안에 무슨 색이 들어 있든 그것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제 화가들은 색상이 아닌 그들만의 또 다른 방법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아야만 한다.
 
화가들은 새로운 안료와 채식의 발명만큼 그림의 수명과 발색, 비용 등을 고려한 지혜로운 선택을 끊임없이 강요받는다.

미술의 발전사는 화가의 상상, 혹은 감각이 포착한 색채와 질감을 그대로 구현할 안료를 찾아 헤맨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브라이트어스>는 예술학과 과학이라는 학문을 파고든 학술서는 아니지만, 인류가 빛과 색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색이 어떻게 스펙트럼을 넓혀갔으며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화가들이 사랑한 안료와 미술기법들을 알고 나면, 그림은 더 이상 머나먼 과거에 어느 유명하다던 화가의 박제품이 아닌 보는 이로 하여금 영감과 에너지를 주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new books(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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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생각을 작동시키는 65가지 이야기

경제지 주필 겸 논설실장인 저자가 그동안 써온 칼럼을 모은 책. 리더의 조건, 경제를 읽는 눈 등 4개의 주제로 대한민국 경제 · 사회 전반을 진단했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를 분석하고 새로 출범한 우리 정부에 쓰디쓴 직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세계 경제를 아우르는 거시적 분석에서부터 일반인들이 재테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일화와 사례를 인용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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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의 춤을 통해 본 인간 현상

저자가 5년간 뇌과학 강의에서 다룬 내용과 그림을 집약하여 엮은 책이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강조하였으며 뇌의 진화와 발생, 기억, 꿈, 의식, 언어, 그리고 신경신학까지 넓은 영역을 포괄하여 보여준다.

척수와 신경, 뇌간과 그물형성 체, 소뇌, 근육운동의 생화학적 메커니즘, 신경계의 진화와 발생, 반 사회로, 각성과 수면, 의식의 세계, 언어와 고차의식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개념을 다양한 관점으로 제시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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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 그룹의 위대한 도전과 성취

세상에서 가장 싼 승용차 타타 나노 속에 숨겨진 혁신과 타타 그룹의 장수 비결을 담은 책이다.
 
타타 그룹 회장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하위 계층을 위한, 스쿠터 한 대 가격에 불과한 자동차를 출시해냄으로써 기업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보여준다.
 
도전의 과정, 산업 혁신을 가져온 아이디어의 위대함을 책 속에 담아냈다.

실패해도 도전하길 장려하는 타타 그룹의 기업 문화와 혁신에 대한 신념,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열린 소통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