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SPECIAL REPORT 05 - 우리나라 신기술 개발 기업 지원제도의 특징 : 중소기업지원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지원에 관한 법제가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원의 내용이 실질적이며, 지원체계가 체계적이고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원제도 역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수행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지원제도 일반
오늘날 지식재산권 강화 및 보호와 함께 많은 국가들은 기업들 중에서도 특히 신기술개발 기업인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우리나라 정부 역시 선진국의 제도를 참고하여 상당히 많은 부분의 지원도입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지원 속에서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하여 중소기업은 자생적으로 발생하고 경쟁에서 낙오된 경우 시장에서 탈락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메커니즘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각종 사회여건이 잘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지원 정책은 미국처럼 중소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중소기업 육성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여건에 놓여 있다.
정부주도하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육성정책은 외국 특히 미국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자본시장이 성숙하지 못해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자금지원이 제도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정부가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세제특례나 인력공급정책은 취약한 반면 금융조달을 위한 자본시장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과 비교해 보면 위와 같은 사실은 더욱 명백해 진다.
특히 중소기업에 투자, 즉 모험자본은 결코 조건 없는 지원자금이 아니며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일 뿐이다.
위와 같은 점에서 장기적으로 현재의 인위적인 육성정책에서 탈피하여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제도의 개선 등의 방법을 통하여 자본외적인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적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원제도와 정부 역할
신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중소기업들은 나름대로 고성장의 잠재성을 보유하고 있어, 사회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자하는 창업정신(entrepreneurship)이 제고될 수 있다. 또한, 신기술개발 중소기업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본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아래에서 언급할 몇 가지 특성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양만큼의 자원이 중소기업으로 공급되기 어려운 시장 실패의 가능성이 존재하며, 따라서 중소기업은 기업성장에 필요한 자금조달(funding)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자본조달의 어려움은 중소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대로 예비 창업가의 창업의욕을 감소시키는 반작용을 유발시킨다.
Sahlman et al(1999)은 창업정신을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이 얼마인지 상관없이 사업 기회를 추구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우리가 주목하는 중소기업의 특성들로는 첫째, 높은 불확실성이다. 중소기업은 성장단계상 창업초기 혹은 성장기에 있으며, 고수익 창출이 첨단기술을 통한 새로운 수요 개척을 요구하는 만큼, 잠재적으로 높은 불확실성(high risk)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불확실성이란 미래에 발생되는 성과에 대한 확률분포로 이해된다. 중소기업이 신기술개발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첨단기술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따라서 성공 확률이나 관련 시장크기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클수록 잠재적 성과에 대한 확률분포 영역이 넓어짐을 의미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다른 일반기업들보다 그 성과에 대해 확률분포의 영역이 넓다고 하겠다.
하지만, 시장자본은 대체로 위험회피(risk aversion)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자본은 불확실성이 높은 중소기업보다는 좀 더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중소부문의 두 번째 특징은 중소기업과 잠재적 투자자 사이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비전, 기업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 시장 추이 등 자금조달과 관련된 각종 정보에 대해 서로 다른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 혹은 정보의 격차(informationgap)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가는 외부투자자보다 특정 기술, 기업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우월성으로 중소기업가는 기회주의적 행동(opportunistic behavior)을 할 유인을 갖는다.
특히, 중소기업가와 외부투자자 사이의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은 그들 사이에 이해상충을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기업가는 기업의 약점들을 숨기고, 기업의 각종 성과를 부풀려 투자자에게 자신의 기업이 매력적인 투자대상임을 역설할 수 있다.
또한, 자본조달 시점에서 약속한 것보다 더욱 불확실한 전략을 취하거나, 투자자가 기대한 것과 다르게 기업가는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기업가는 투자자의 자금으로 그의 평판(reputation)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프로젝트의 성과가 아주 형편없더라도 기업가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개인적 편익(private benefit)을 향유할 수 있다.
셋째, 중소기업 특히 벤처중소기업은 기업특성에 맞는 첨단기술이나 참신한 아이디어에 의존하므로 건물, 기계 혹은 부동산 등의 물질적 자산(physical asset)이 부족한 반면, 특허, 등록상표 또는 기업가의 인적자본 등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or soft asset)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등 대부분의 자본대여자들은 물적자산을 담보로 이용하여 여신활동을 하고 있어 담보능력이 충분한 기업들을 주 고객으로 하고있다.
또한 이들은 기업 성장단계상 성숙기에 있어 사업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창업초기나 성장기의 상대적으로 사업의 위험성이 높으며 담보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이들로부터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경향이 높다.
더욱이, 중소기업이 보유하는 무형자산을 평가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 현실에서 무형자산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자본조달에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창업 이전 및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이 지니는 불확실성, 정보의 비대칭성 및 물적 담보의 부족과 같은 특징은 민간 부분 금융시장이 일찍부터 발달해 있는 미국에서 조차도 이들에게 자금 공급을 회피하는 시장실패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중소캐피탈은 대부분 성장 이후 단계의 중소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1990년대 말부터 초기 단계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CMGI나 ICG(Internet Capital Group)와 같은 민간 창업보육센터가 활성화되었으나, 중소거품 이후 이들의 급격한 주가 폭락으로 인해 주식시장으로부터 자금조달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창업이전 및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이처럼 중소부분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으로 인한 시장실패를 보정하는데 있다. 정부는 중소부문의 시장실패 원인인 고위험과 높은 정보비대칭성의 문제를 완화시키는 시스템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활발한 창업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중소부문에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까지 자원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고하여야 한다.
지원제도 문제점
구체적 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를 보이고 있는 것이 기술개발자금, 창업 지원자금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정부의 자금지원 부문이다.
정부의 자금지원은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지만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은행에 저리로 빌려주고 이를 은행이 정부가 지원대상으로 정한 기업들에게 역시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빌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기업들에게 담보를 요구하거나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신용보증서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의 자금지원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우선 저리의 자금지원은 결국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지원대상의 결정 과정에 있어서 형식적이거나 비전문성이 개입될 가능성이 상존하며, 사후관리의 부재 등으로 인한 문제점은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는 문제점을 일으키도록 만들기 쉽다.
또한 정부에 의한 자금주입은 중소캐피탈이나 엔젤캐피탈과 같은 민간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시장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저리의 융자자금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경영권이 제한될 수도 있는 지분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의 자금 지원은 경쟁력을 갖추어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소기업의 유인을 약화시킴으로써 중소기업의 자생력 및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더욱이 이러한 지원자금은 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한계기업들로 흘러들 가능성이 많으며 이는 결국 이들의 퇴출을 막음으로서 산업의 비효율성을 증대시키게 된다.
결론적으로 현행의 자금지원 위주의 중소정책은 일시적으로 중소기업군의 외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효과적일지는 모르나 그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진정 경쟁력 있는 중소 정책은 일시적으로 중소기업군의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중소기업의 창업기반조성 정책의 경우도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의 창업보육 및 지원센터의 설립을 중심으로 한 창업지원 정책의 경우 창업보육센터의 기능이 창업초기에 필요한 기술, 경영, 법률 등의 고급 생산자 서비스의 제공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역안배에 따른 지원센터의 설치 및 각각의 지방자치 단체가 구색 갖추기 식으로 추진하는 산업단지에서는 첨단 중소기업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중소관련시장과 관련해서 중소캐피탈 시장의 경우 공기업 성격의 신기술사업 금융업자들의 역할이 진정한 의미의 중소캐피탈과 거리가 멀고 창업투자회사들의 경우 100억원 이상의 설립자본금 규정과 40% 이상의 투자 의무 비율 등의 규제에 의해 인위적인 중소캐피탈 시장을 형성해 놓고 있으나 많은 창업투자회사의 경우 약정투자, 자금대여 등 변칙적인 형태의 투자가 횡행하고 있으며 수익성이 지극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00억원 이상의 설립자본금을 요구하는 대형 중소캐피탈 시장이 제 기능을 하고 활성화되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커다란 장애를 만날 수 있다.
즉, 중소캐피탈 리스트로서의 능력만 있으면 제반 경영자 서비스의 제공자들 및 자금의 제공자들과 합작하여 회사를 자유롭게 만들어 투자 할 수 있는 기반(분위기)을 조성하는 것이 중소캐피탈 시장 활성화의 첩경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본금 규정으로 진입장벽을 조성하는 것은 중소캐피탈을 일반 여신금융업과 같은 규제대상으로 보는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제도적 개선 등을 통해 제반 여건 조성에 노력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경기 침체와 맞물려 일일거래량 및 거래대금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유동성 부족으로 중소기업 투자자의 투자지분 회수시장이자 중소기업 직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원제도 개선방안
우선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요건은 보다 실질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개발 중이거나 창업초기에 있는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또 연구개발투자 중소기업 경우는 확인기준을 살펴보면 중소기업특별법에 의하나 연구개발투자 중소기업으로 확인받기 위해서는 당해 기업의 연간 총매출액에 대한 연구개발 비율이 원칙적으로 직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5% 이상이어야 하고, 직전 사업연도 또는 당해 사업연도 중에 창업된 기업은 중소기업 확인을 요청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직전 2분기 이상의 매출액 또는 연구 개발비를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또는 연구 개발비로 산정하여 5%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것은 위의 요건에서도 역시 확인을 위한 기준이 매우 형식적이라는 점을 문제로 들 수 있다.
각 기업마다 기술개발비의 투자효율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면, 5%라는 기준이 현실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투자 비율의 산정에 있어서도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의 비율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직전 사업연도 이전에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더라도 직전 사업연도 이외의 투자비용은 중소기업으로 확인되는데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구 개발비 투자의 지속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그러므로 개선방안으로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에 대한 실질적 심사방안의 마련이 요구되며, 기업의 규모나 연구 개발비 투자효율성에 따라 차등적인 비율적용을 고려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금력에 제한을 받고 있는 사업초기의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연매출액의 5%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연매출액이 일정규모에 이르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에 대한 질적 평가를 조건으로 현행의 5% 보다 그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강구될 필요가 있다.
또 중소기업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 법률은 대략 11개 정도이고, 중소기업을 간접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법률은 더욱 많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에는 공장 입지의 선정, 각종 인 · 허가, 공장건축과 관련된 법은 무수히 많다.
게다가 이에 따른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을 합치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업활동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붓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관련 법규 간의 상충 문제로서 현행의 중소 관계법들은 중소기업의 실태와 발전추이 등에 대한 명백한 분석이 결여된 채 만들었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는 규정들이 적지 않다.
또한 중소기업정책의 변화와 정책적 필요에 따라 법률이 제정된 관계로 각 법률들이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못하고 서로 중복 및 상충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 이해당사자의 득실에 따라 행정적 편의, 여론을 의식하여 인기를 얻기 위해 선심성 법률을 특례법의 형식으로 입법하였기 때문에, 일반법에 대한 특례법 규정의 양산으로 관련법 체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또 용어개념의 불명확인데 외국의 입법 사례를 충분한 검토 없이 참조하거나 해석하여 법률용어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고, 일상의 용어와 현격한 차이를 지닌 용어가 사용되는 일도 발생한다.
또한 불확정 개념의 과도한 사용으로 법령의 해석 여하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나 발전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 및 기업인의 법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저하시켜 법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중소기업지원에 관한 법제가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원의 내용이 실질적이며, 지원체계가 체계적이고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원제도 역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수행되는지 여부를 제대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