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특별기획 SPECIAL REPORT 02 - 사내기업가에 대한 이해와 상생적 토양의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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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가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기업조직과 사내기업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토양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중요하다. 서로 윈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 제도는 크게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내기업가의 특성, 자질, 행태 등에 대한 좀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조직, 제도, 문화, 사람, 역사 등이 사내기업가 제도를 중심으로 긍정적으로 쌓여 나갈 때 사내기업가 제도는 자리를 잡고 그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이 활발히 일어날수록 경제는 그만큼 활발히 살아 움직인다.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이를 주도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며, 이들의 역량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

창업을 주도하는 사람을 우리는 기업가(또는 창업가, Entrepreneur)라 하는데, 이들은 기존에 속해 있던 조직에서 이탈해 나와(또는 원래부터 조직소속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다가) 자신의 기업을 창업하여 사업활동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편 사내기업가(또는 기업내 창업가, Intrapreneur)는 조직내에서 어떤 혁신을 창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조직내부 구성원으로 이들은 아이디어 단초의 제공부터 그의 실현까지 전방위적 역할을 담당한다.

아래의 <그림>은 기업 내의 일개 구성원으로 있던 사람이 사내기업가로 성장하였다가, 독립적인 기업가가 되고, 다시 그 새로운 기업의 구성원들이 또 다른 기업을 창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창업가는 새로운 기업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또 다른 창업가를 육성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물론 사내기업가의 최종 목표, 또는 바람직한 목표가 자신의 기업을 일구는 창업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역량을 기존 조직 내에서 사내기업가로서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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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실현과 새로운 사업의 추진은 기업매출 향상과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에도 신선한 자극을 제공한다.

본고에서는 기업내부에서 혁신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데 주축 역할을 하는 사내기업가들에 대한 이해와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양구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사내기업가 제도의 중요성

사내기업가를 육성하고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소속기업과 사내기업가 당사자, 양자 모두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우선 기업입장에서 사내기업가를 보유하는 것의 유리한 점은 다음과 같다.

기업의 지속적 혁신이 가능하려면 기업내에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여야 한다. 그런데 사내기업가는 이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혁신사업의 기초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이의 실현에 대한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
 
만약 이러한 역량의 구성원을 포용하지 못하고 방출하게 된다면, 그 기회비용은 엄청날 수 있다. Steve Wozniak은 HP가 소형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도록 시도하였지만 실패하였다.

그는 마지못해 HP를 떠나 역시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Atari를 설득하지 못한 Steve Jobs와 애플 컴퓨터를 설립하였다.
 
HP와 Atari가 이들을 사내기업가로 조직 내에 포용하였더라면, 아마 두 기업의 운명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한편 비록 어떤 이유에서건 창업가 자질을 가진 구성원이 독립하여 나가더라도 조직에 있는 동안 이들을 사내기업가로 인정하고 지원하였다면, 그러한 관계의 경험을 통해 향후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조직을 벗어나 독립하기보다는 사내기업가로 머무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 특히 기술 기반인 혁신일수록 기업의 우산이 필요하다.

그 이유로는 첫째, 기술과 연관된 과업들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복잡한 경우가 많기에 소규모로 독자적으로 하기에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는 기존 기업의 인프라, 즉 재원, 시설, 인력, 가치사슬 연결망, 연관된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신기술의 성격상 독립적으로 마케팅활동을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기술의 범용성이 적다면, 즉 특정 기업 또는 산업에서의 특유한 기술과정 중의 일부에 해당하는 기술이라면, 이러한 신기술의 수요처 또는 고객은 기존 조직 또는 이와 연관된 기업체로만 국한된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판매 네트워크, 브랜드의 명성이 없다면 매우 힘들 것이다.

반면에 신기술이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 서비스이거나 또는 여러 사업영역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범용성이 있다면 독립 기업으로의 운영은 훨씬 용이할 것이다.

셋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산업은 그만큼 신기술로 인한 여러 사업기회가 발생하지만, 이는 역으로 그만큼 기존 조직 내의 다른 기술자, 경쟁기업, 신규기업들에 의해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러한 경우에 섣부른 독립은 짧은 시간동안의 영광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크기에 사내기업가로 있는 것이 유리하다.

넷째, 대기업의 경우에도 제품(기술)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는 흔하다.

더구나 조직의 울타리에 있다가 홀로 독립하여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 또는 여러 잡무들을 혼자 다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기존 조직에 소속되어 있을 때처럼 자신의 분야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독립된 사업이어서 실패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다섯째, 궁극적으로 독립된 기업을 운영할 생각이 있더라도, 사내기업가로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창업가가 되기 위한 실력을 안정되게 쌓을 수 있다.

사내기업가 제도는 혁신과 성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좀 더 발휘하고자 하는 사내기업가 모두에게 필요한 제도이다.

중요한 점은 이에 대한 관리의 좋고 나쁨에 따라 이의 성과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내기업가에 대한 최적의관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내기업가의 특성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사내기업가로 되는가에 대해선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기술적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예, 마케팅, 인사 또는 재무분야의 사람)도 적지 않다.

또한 직급 및 근무연수와 무관하기도 하다. 즉 말단 사원이라도 사내기업가가 될 수 있다. 성격, 기질 등이 어느 정도 연관은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다.

기업을 설립하는 창업가 또는 최고경영자들의 성장배경, 성격, 연령 등이 모두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사내기업가도 여러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사내기업가와 창업가는 기업 내부에서 활동하는가 또는 독립적으로 자기 기업을 창업하여 운영하는가에서 차이가 존재하지만, 수행하는 역할은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이들의 성향도 유사하다.

아이디어와 실천력의 수준에 따라 그 유형을 아래의 <표>와 같이 분류해보면, 사내기업가 및 창업가는 양쪽 모두 강한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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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가의 특질로 흔히 지적되는 성향으로 다음을 들 수 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과 개인 생활을 결합시킬 만큼 정열적이다. △실패로부터 빠르게 교훈을 얻는다. △행동지향적이다(계획만을 짜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즉시 무언가를 시작한다). △추진하려는 일을 완성시키려는 욕구가 강하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 일을 찾아서 한다. △좀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한다. △내부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하는 능력이 강하다.

한편 사내기업가는 독립적인 창업가에 비해 몇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사내기업가로 자리 잡은 사람들은 기존 조직의 구성원 및 경영진들과 잘 지낸다. 그리고 기업내에 이들을 지지하는 후원자(보호자) 및 추종자가 있다.

사내기업가는 타협, 양보, 설득에 익숙하고 기존의 조직체계 및 규칙에 대해서도 존중한다. 또한 사내기업가는 창업가와 마찬가지로 자율성과 권력의지가 강하지만, 이러한 욕구는 전체 조직과의 조화를 위해 적절한 수준으로 절제한다.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사내기업가로 되는가에 대한 의견은 다르지만, 이러한 사내기업가를 위한 토양의 마련을 위해 이들의 제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데 이견은 없다. 다음에서는 사내기업가를 위한 토양 구축에 대한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다.


사내기업가의 육성과 그 활동을 위한 토양의 구축

전술한 바와 같이 기업 관점에서 볼 때, 사내기업가를 유지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업내에 기업가적 역량을 갖춘 사람들을 육성하고 그들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려면 이를 위한 토양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만약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내기업가적 잠재력을 가진 조직원들의 열의는 식게 되고 왕성한 활동은 질식되기에 그들은 조직을 떠날 궁리만을 하면서 일상을 보낼지도 모른다.
 
여건 조성에 실패한 기업은 자신이 보유한 훌륭하고 생산적인 인재들을 잃을 수 있으며, 혹여 그들이 조직내에 머무른다 하더라도 그들로부터 최대역량을 끌어내는데 실패할 것이다.

따라서 사내기업가를 위한 경영체제와 기업문화의 조성은 중요시 된다. 아래에서는 이들을 위한 토양 마련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내용들과 이와 연관된 문제점들을 함께 살펴보겠다.


재량권의 범위와 한계

사내기업가는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절차와 결재를 기다리기 보다는 재량권을 가지고 과업을 신속하게 수행하길 원한다. 그러나 기업의 경우에는 그러한 독자성과 재량권을 쉽게 허용하기 어렵다.

기업은 사내기업가 역시 회사 직원의 신분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준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반면에 사내기업가는 자신의 공헌도를 고려해볼 때 좀 더 많은 재량권과 자율권을 가질만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양자가 서로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재량권이 결정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여러 곳에서는 사내기업가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진정한 성공은 형식적이거나 선언적인 조직개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의 실질적 운영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즉 명칭만 사내기업가로 부르면서 옛 버릇대로 뒤에서 간섭하면 이 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보상의 내용과 정도

보상은 사내기업가의 행동의 방향과 그 정도에 영향을 미치기에 그의 공헌도를 공정하고 충분하게 반영하는 보상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사내기업가에 대한 보상은 사려 깊게 결정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일상적인 과업 이상의 노력과 희생이 따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보상은 보상을 받는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의 직원들에 대한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보상을 받은 직원들은 행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원들의 마음이 떠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고려해야 할 점은, 성공에 따른 보상의 배분도 중요 하지만, 실패에 따른 책임의 배분도 중요하다. 이러한 점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보상체제로 말미암아 발생한 문제는 결국 보상체제를 통해서만 이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의 건강성은 그 기업의 건전한 보상체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보상의 기틀을 올바르게 마련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전한 보상의 기틀은 무엇보다도 최우선적으로 구축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사내기업가 제도를 건실하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사내기업가를 육성하고 포용하는 문화와 업무여건의 조성

여러 사람들이 같이 상존하는 조직에서 특정 개인 · 소집단의 독자적 운영과 성과를 인정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사내기업가의 성공 여부는 사내기업가 자체에 대한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내기업가는 기존 조직에 소속되어 있기에 그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내기업가를 시기가 아닌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한편 사내기업가가 조직내부로부터 원활하게 육성되기 위해서는 일상의 업무를 적절하게 줄여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너무 많은 업무는 조직원들의 창의성 발휘를 억제한다.
 
다른 사람들과 상이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실천하려면 심적으로 여유가 있어야하고 육체적으로 너무 혹사되어도 안된다. 조직원들에게 여유 시간, 공간, 자원을 허락해야 한다.

밥 맛이 드는데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머리를 식혀주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지식과 정보의 소유권

사내기업가가 수행하는 사업은 비록 그 독자성과 자율성이 인정되지만, 거기서 나온 성과물은 기업에 귀속된다.

이러한 점은 기업이 사내기업가에게 성과의 많은 부분을 배분해야 한다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사내기업가를 유지하는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이다.

독자적인 창업을 통해 조직을 벗어난다면 그에 대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지만, 사내기업가이기에 그 성과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다른 조직원에게 그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으로 인해 사내기업가의 적극적 희생과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은 초기의 적절한 계약에 의해 원만하게 관리될 여지가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조직은 개인에 비해 여러 면에서 파워가 있기에 사업초기의 계약은 불평등할 수 있고, 이러한 점은 사내기업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동시에 사내기업가의 자발적 협조와 헌신을 꾀할 수 있는 균형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의 과다한 욕심은 전체시스템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글을 맺으며

사내기업가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기업조직과 사내기업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토양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중요하다.

서로 윈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 제도는 크게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볼 때 사내기업가의 특성, 자질, 행태 등에 대한 좀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한편 사내기업가 정신을 북돋아주고 그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환경 마련도 중요하지만, 창의력, 창업 등의 현장에서 자주 발견되듯이, 그러한 동기와 역량을 충분히 갖춘 사람들의 존재는 더욱 필수적이다.

선언적으로 위에서 명령을 하거나, 어떤 제도를 마련한다고 해서 기업가 정신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창의력이 활성화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향을 가진 인재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조직, 제도, 문화, 사람, 역사 등이 사내기업가 제도를 중심으로 긍정적으로 쌓여 나갈 때 사내기업가 제도는 자리를 잡고 그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