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열쇠 - 4월 과학의 달과 창조경제의 R&D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의 달을 맞아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과학중심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박근혜정부의 비전이 달성되기를 바란다.
창조경제의 원동력은 R&D에서부터 나오는 바,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한 R&D의 역할과 성공 전략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창조경제의 시대 도래
올 4월 과학의 달은 의미가 새롭다. 왜냐하면 창조경제를 실현하기위하여 과학중심의 국정운영을 펴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로 맞는 과학의 날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론’을 제안하면서, “창조경제론은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 운영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체질을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추격형’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는 ‘선도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면, 창조경제를 관장할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신설되고, 미래부는 과거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기초과학, 융합기술, 우주기술, 거대과학, 원자력, 과학기술국제화 등)을 주축으로, 지식경제부의 응용 R&D,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 원자력진흥위원회, 그리고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능을 흡수 통합하여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 르네상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으로 출범하였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기능과 R&D
이러한 개편안을 깊이 들여다보면 미래부의 핵심기능은 정부 R&D전주기(기초연구, 응용연구, 개발연구, 산업화 연구, 창업 및 사업화 등)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즉, 미래부신설의 성공여부는 기초 · 원천, 산업원천, 상용화 R&D 등을 유기적으로 지원하고, R&D 성과를 사업화 · 창업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R&D 전주기의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창조경제의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고, 그동안 중요 문제로 제기되었던 R&D 전주기의 연구단계별 단절로 인한 R&D 투자 비효율 문제가 계속 발생하게 된다.
또한 산 · 학 · 연 협동연구의 부실로 기초 · 원천 연구의 결과가 신산업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여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미래부의 핵심기능작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에 결국 경제체질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박 대통령의 야심찬 비전 달성에 먹구름이 낄 것이다.
기초연구를 개발연구, 산업화 연구로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유기적인 산 · 학 · 연 협동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출연연(정부출연연구소), 기업연(기업연구소)의 세 기관이 인적교류를 왕성히 하고 실질적인 협동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런 측면에서 선진국에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기업연과 출연연에서는 대학교수가 연구년일 때 이들을 초청하여 연구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대학에서는 기업연과 출연연의 연구원들이 대학에서 강의하도록 환경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리고 특별히 비밀이 아닌 경우에는 지식을 공유하는 개방된 혁신시스템(open innovation system)이 작동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정부 R&D 예산은 2012년 정부 총예산의 4.90%, 2013년에는 4.93%로 5%에 육박한다. R&D 투자가 국가경제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인 만큼, 과학기술기본법에 정부 R&D 예산을 정부 총예산의 5% 이상으로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정부 R&D 예산 중에서 기초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에 30.7%(개발연구 49.2%, 응용연구 20.1%)로 선진국의 40∼50% 수준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창조적 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지원 비중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
앞으로 미래부에서 연구개발 전주기에 걸친 투자 배분을 기획할 때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업연에서도 개발연구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기초연구에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성공을 바라며
미래부의 설립 취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이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광범위하게 등용하여 국정운영에 활용하여야 한다.
특히 미래부의 R&D 관리에는 개방적 인재를 채용하여 과학기술 행정의 전문성과 수월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또한 미래부에는 미래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와 ICT 및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사회 변화예측, 이를 토대로 국가과학기술정책의 수립과 집행기능이 부여되어야 한다.
미래사회 연구와 변화 예측을 위해서는 방대한 자료 수집 · 관리와 분석이 필수적이므로, 미래부에 통계처리와 빅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가진 ‘빅 데이터 센터(가칭)’의 설치를 권장하고 싶다.
이와 같은 센터는 대기업들도 그 설치를 고려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미래부가 가질 걱정도 만만치 않다.
지난 5년간 과학기술과 ICT 분야는 여러 부처에 뿔뿔이 나누어져 있었다. 우선 이들을 잘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교과부에서 교육과 과학기술을 분리하면서 대학연구지원에 대한 부처 간 분담 이견을 현명하게 조절하고, 정부 R&D예산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겪게 될 갈등을 대승적 차원에서 조율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미래 산업을 발굴하기 위하여 과감하게 R&D 투자를 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가 투자 적기라는 말도 있다. 기업들에 움츠러들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이러한 걱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경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하고, 이를 위해 정부, 대학, 기업, 출연연 등의 모든 기관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역사를 써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새 정부 출범에 즈음하여 과학기술인들과 국민이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의 실현에 거는 희망과 기대는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