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리포트 - 연구개발과 해외영업으로 위기 정면돌파
풍력발전기용 플랜지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미래테크는 주력사업이 불황에 접어들자 연구개발과 해외영업에 집중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위기가 오면 몸을 사리고 피하려고만 하는 기업이 많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경영으로 정면돌파를 한 것.
여기에는 박희천 대표의 굳은 신념이 한몫했다. 친환경 사업을 하며 인류의 삶에 공헌한다는 대의와 가족 같은 직원들을 위해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었던 것이다.
학력 철폐 선도기업으로 유명
경남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에 자리 잡은 미래테크로 가는 길에는 이미 봄이 성큼 와 있었다.
군북면의 신작로에서 한갓진 들판으로 들어선 뒤 파릇해진 논밭이 좌우로 펼쳐진 길을 따라 다가가니 제법 큰 규모의 공장이 멀리 나타났다.
너무 시골이라서 인력충원에 애를 먹었다는 박희천 대표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주변이 온통 논밭뿐이라서 외국인 근로자까지 도망갔다고 한다. 해결책은 스스로 인력을 구하는 길뿐이었다.
모교인 김해건설공고(1회 졸업)를 찾아가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것이 미래테크가 국내에서 학력 철폐 선도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이다.
먼저 박 대표는 고졸자에게도 월급을 대졸자와 같이 지급했다. 직급도 조장이나 반장과 같은 생산직 직급이 아니라 대리와 과장처럼 사무직 직급을 부여했다.
또,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받으며 최대 5명까지 병역의무를 회사에서 근무하며 해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한 것이다.
또래들이 대학과 군대를 마치고 사회에 나갈때쯤 되면 이미 이들은 회사에서 과장급으로 대우받고 있을 것이며, 공부를 하고 싶다면 야간대학은 물론 아예 회사로 교수님을 초빙하여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런 박 대표의 노력에 공감하고 입사한 후배들은 매년 3 ~ 4명씩 벌써 4기수나 된다.
한두 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나갔지만 대부분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두 명은 대리 진급까지 했다.
이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미래테크는 고용우수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학력 철폐 기업으로 유명해져 박 대표는 산업포장을 받았고, 회사는 21세기 모범적인 기업모델로 손꼽히게 되었다.
아직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미래테크의 성공여부를 주목하고 있는데, 박대표는 이제는 인력충원에 있어서만큼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배움의 끈은 놓지 않는다
미래테크는 풍력발전과 조선해양, 산업플랜트, 원자력, 중장비 분야의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중 풍력발전 부문이 주력 사업인데, 풍력타워 플랜지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높이가 수십 미터나 되는 풍력발전기를 세우려면 기둥을 여러 조각 나누어 제작한 뒤 이를 이어야 하는데, 바로 미래테크의 플랜지가 기둥을 연결하는 고리이다.
박 대표의 안내로 공장에 들어서니 플랜지 크기가 직경 4m가 넘는다.
풍력발전기 기둥의 지름이 그렇게 크다는 것. 풍력발전기를 멀리서 바라보면 커 보이지 않지만 높이가 60 ~ 80m로 웬만한 아파트높이나 되고, 날개 길이만도 40m나 되므로 기둥의 두께도 여간 큰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 대표가 미래테크를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키우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밀양의 시골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야 했던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배움의 끈은 놓지 않았다.
주경야독으로 1983년에 대학을 졸업하였으며, 그 사이 일반판금기능사 자격증과 산업안전기사, 건설기계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한국프랜지공업에서 14년간 근무했다.
이후에도 공부를 계속해 1997년에는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울산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CEO의 기초를 닦았다.
2006년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뿐만 아니라 업종과 관련된 학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한국소성가공학회와 한중생산기반 기술협력센터의 운영위원을 지냈으며, 한국마린엔지니어링학회와 부산권 기계부품산업 혁신인력양성 사업단 위원 역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누리사업단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박 대표는 배움의 끈을 한시도 놓지 않고 달려와 공학박사까지 취득하고 2008년에 미래테크를 세웠다.
후배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일하자고 한 것은 이와 같은 자신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알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연구개발이 생명
풍력발전사업은 2007~2008년 활황이었으나 이후 약간 시들해져회사 운영도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때 그가 경영방침으로 삼은 것은 연구개발과 영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위기를 그냥 앉아서 맞이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부산영업소를 개설하고, 2009년에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여 제품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특히 그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문은 기관과 협력을 이루어나 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여러 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핵심기술 배양에 나선 것이다.
영업 부문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2010년에 상하이지사를 설립한데 이어 2011년에는 싱가포르지사를 설립해, 효성중공업과 동서발전 협력업체로 등록하였다.
이어 일본, 중국 등 수출선을 뚫어 2009년에 매출 25억 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1년에는 70억여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모두 연구개발과 해외시장에 주력한 덕분이다.
현재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분야는 소형 풍력발전시스템이다.
대형풍력발전기는 기당 수십 억 원이 들어가는 고가제품으로 대개 단지 형태로 설립되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나 소형은 가정이나 회사, 공원 등에 설치하는 작은 것이라서 완제품에 도전해 볼 만했다.
이번에 개발한 소형 풍력발전시스템은 풍력과 태양력을 겸하고 있는 발전기로 풍력 600W, 태양광 200W를 생산할 수가 있다. 외부전원이 전혀 필요 없으며 공사비도 저렴해 향후 공장단위, 가정단위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등은 LED를 적용하여 전력소모량도 최소화시킴으로써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풍력발전기는 세 가지 형태이다. 자연바람 1.6m/s에서 기동이가능한 루프형, 1.3m/s의 약한 풍속에서도 발전을 할 수 있는 고효율의 수평형, 난류성 풍질에도 끄떡없는 수직형이 그것이다.
이들풍력발전기들의 특징은 소음이 거의 없으면서도 진동이나 돌풍에도 안전성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회사 내부를 보여주던 박 대표는 사무동 앞에 서 있는 구조물을가리켰다.
얼핏 보면 농구대하고도 비슷한데, 풍력과 태양력을 이용한 가로등 시설이다.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광판에서도 쓰는데, 오후에 방문하는 일행을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전광판을 지나가고 있었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소형 풍력발전기는 올해 중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쿠웨이트와 수출 협약 중인데, 곧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습니다.”
박희천 대표는 이번 제품은 개발과 동시에 수출까지 할 예정이라며 웃는다.
또 하나의 연구개발품은 하이브리드 5KW 이하 비상 발전기다. 기존 발전기는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나, 개발품은 휘발유와 LPG를 겸해 사용이 가능해 비상시에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한 제품으로 올해 사업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터빈발전기 핵심부품은 두산중공업과 3년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재료연구소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과 연계하여 기반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연구개발이 완료되면 미래테크는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박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지만 그 기본을 파고 들어가 보면 “친환경사업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기업철학이 숨어 있다. 돈을 벌더라도 타인을 위하는 일로 번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힘들게 공부하여 기업을 경영하는 위치에까지 올라온 만큼 가치 있는 일을 해 나간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제 막 회사가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지만 그는 훨씬 이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다. 출신교인 김해건설공고와 인근의 월촌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 직원이 연간 10시간이상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임직원 27명으로 올해 매출 확대를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행복지수 1위 기업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기업규모는 작지만 열심히 하는 회사, 친환경 제품으로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기다려지는 회사, 스펙보다는 열정을 지닌 젊은이들이 일하는 학력 철폐 선도기업, 미래테크의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