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특별기획 SPECIAL REPORT 04 - 고객가치 창조를 위한 R&D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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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을 구분하는 유일한 잣대는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가에 달려있다.

철저하게 고객가치 관점에서 사고하고 일하는 R&D 문화가 기업 생존에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조직문화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조직이 결국은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조직구조를 갖추더라도 조직구성원을 움직이는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검증된 제도와 시스템이 유독 한국에서는 정착하지 못하는것도 바로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사의 조직문화가 구성원들의 창의성, 혁신성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를 되짚어 보고, 창조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혁신의 시대이다. 과거와는 다르며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업의 성과 저하는 물론 생존조차 위협받는 시대이다.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誌와 컨설팅 회사 BCG가 조사한 글로벌 혁신 서베이(2010)에 의하면, 최고경영자(CEO)의 약 72%가 혁신을 기업전략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Top3 요소 중의 하나라고 응답하였으며, 이러한 혁신의 중요성으로 인해 CEO의 약 61%는 R&D(연구개발) 등 혁신활동에의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고객에게 차별적이고 유용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탁월한 수준의 제품 · 서비스 창조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형적 투자뿐만 아니라, 일하는 주체인 구성원들이 일하는 문화도 혁신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조직이 혁신을 추구하더라도 정작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R&D 업무, 그리고 그러한 업무를 혁신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혁신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을 통해 고객가치 창조형 R&D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R&D 조직문화를 살펴보고, 우리 기업에의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과감하게 실행하며
개선해 가는 일하는 문화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R&D 업무는 불확실성이 커서 성공보다는 실패의 위험(Risk)이 높다.

즉, 평소 관행적으로 수행하던 일과는 달리 새롭고 혁신적인 일들은 과거에 해보지않았던 일이라는 점에서, 일의 지향점이나 방식이 과연 올바른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 많은 기업들이 신규 R&D 활동을 시작함에 있어서 수많은 분석, 검증, 확인 등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무리 분석과 검토를 많이 하더라도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요즘처럼 기술·제품의 개발 및 출시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않을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분석과 논의만 하기보다는 때로는 과감하게 R&D를 추진하고, 그 실행 과정에서 학습 및 개선해 가며 일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혁신이란 오직 멋지게 실행될 때에만 가치 있는 것이다”라는 아이데오(IDEO)의 CEO, 팀 브라운(Tim Brown)의 말도 일은 실행되고있을 때에 비로소 그 일의 고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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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Intel)은 연구원들이 R&D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분석과 점검으로 인한 실행이 지체되지 않도록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맞는가를 실제 일을 통해 확인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인텔이 2000년대 초반 새로운 트랜지스터 기술인 테라헤르츠(TeraHertz) 트렌지스터를 개발하던 당시, 테라헤르츠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힐스브로(Hillsboro) 연구소의 연구소장, 제랄드 마식(Gerald Marcyk)은 “나는 연구원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전기회로가 어떠해야 하는지, 전류 흐름과 관련한 방정식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쟁만 하고 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연구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 곧바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들어 실제로 실험해 보고 전기회로나 방정식이 작동하는가를 곧바로 확인해 보길 원한다.
 
직접 실험해 봐야 전기회로와 방정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수정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마식 연구소장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신속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클린룸(Clean-room)의 활용에 대해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였으며, 한 장에 수백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웨이퍼(Wafer)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원들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한 달에 최대 6장의 웨이퍼는 실험을 위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인텔의 최고경영층은 프로젝트의 진행경과를 일일이 보고받고 점검하기보다는, 분기 단위의 연구원 미팅을 통해 연구원들이 테라헤르츠의 기술적 문제에 제대로 접근해 가도록 지도해주고, 기술적 문제 해결에 필요한 스킬을 갖춘 인력을 추가 지원해 주는 역할만 수행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실험실 활용 및 실험 재료 관련 제약이나 경영층의 지나치게 잦은 점검 등으로 인해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되지 않고 실행되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개인의 창조성과 주도성을
극대화하는 문화, ‘내 프로젝트이다!’


새로움을 찾는 R&D의 출발점은 구성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고, 도출된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실행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R&D 연구원들의 경우, 자신의 창의적인 제품·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 위해 복잡한 현안 과제에서 잠시 벗어나 차분히 ‘생각할 시간(Thinking Time)’을 갖기를 원하며, 또한 주도적으로(스스로) 자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실제로 영국의 혁신 조사 기관인 NESTA(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의 설문조사 결과(2009)를 보더라도 혁신의 촉진에 있어서 ‘구성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험하는 것에 대한 회사(상사)의 충분한 지원(69%)’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으며, 이러한 회사의 지원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적 여유의 제공’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혁신적 아이디어 제안에서부터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상품개발 프로젝트에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소위 ‘완결형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내 아이디어이고, 내 프로젝트이다’라는 주인의식 및 R&D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는 문화를 조성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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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업으로 유명한 구글(Google)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의 추진을 독려하기 위한 ‘20% Time’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성원은 일주일에 하루는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자신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구성원에게는 ‘나의 일이다’라는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구성원은 간단한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구글의 미션 및 목표에의 부합 여부 정도만 심사하여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승인을 받은 구성원은 자신이 프로젝트 오너(Owner)가 되어 함께 일할 팀 동료들을 모집하며, 팀 스스로 프로젝트의 목표 및 기간 등을 설정한다.

이러한 구글의 20% Time에서 출발한 소규모 팀 기반의 완결형 프로젝트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성과물로 결실을 맺는 데에 유용하다.
 
예컨대 구글맵(Google Map)은 아이디어의 구상에서 출시까지 불과 8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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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및 세금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인 미국의 인튜이트(Intuit) 역시 구성원들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과 아이디어를 실행할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전(前) CEO, 브래드 스미스는 8천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30년 이상 된 인튜이트라는 거대 기업이 신생기업처럼 혁신적일 수 있는 비결 중의 하나로 ‘구조화되지 않은 시간(Unstructured Time)’이라는 제도를 꼽고 있다.

구성원들이 일주일의 근무시간 중 약 10% 정도를 자신이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도록 자율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고객불만 해결, 신상품 개발, 업무환경 개선, 새로운 기술 학습 등 다양한 주제 하에,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테스트하고 결과까지 만들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허용하는 것이다.

특히 신규 아이디어가 조직의 복잡한 제도나 규정에 의해서 사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판의 피자를 먹을 수 있는 정도의 4 ~ 6명의 프로젝트 팀원을 구성한다’는 원칙(이를 ‘2판의 피자 룰(Two-Pizza Rule)’이라고 함)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약 6주 내에 소규모의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그들의 최초 아이디어를 상품콘셉트로 신속히 개발해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집단의 지혜를 활용하는 문화,
네트워킹을 통한 시너지 창조


성공적인 R&D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구성원 개인에서 나온다고 해서, 모든 혁신이 개인의 머리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처럼 기술의 융·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고객의 욕구가 다변화되는 경영환경에서는 어느 한 개인의 힘만으로 혁신을 이끌기는 어렵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생각, 아이디어, 관점 등을 총체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집단의 지혜(Collective Wisdom)가 혁신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직무, 지역, 사업에서 일하더라도, 온라인 및 오프라인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하게 연계되어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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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관점이나 아이디어를 공유 및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3M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공통의 관심을 보유한 연구원들이 공식·비공식적으로 모여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모임이 활발하다.
 
예컨대, 프로젝트 관리, 나노테크놀러지, 생명과학, 제품 디자인 등 30여 개 이상의 주제와 관련한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연구원들의 자체적인 모임인 테크포럼(Tech Forum)도 다양한 사람들의 연계를 통해 집합적 창의성을 촉진하는 자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매년 세계 각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3M 연구원들은 일종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그간의 R&D 연구성과를 발표 및 공유하고 우수 연구활동에 대한 시상도 한다.

특히 테크포럼에서는 3M의 6개 주요 사업 영역과 관련된 신제품, 신기술, 개발 중인 기술 등을 약 60여 개의 전시회를 열어 공유하는데, 연구원들은 전시회 참여를 통해 다양한 기술플랫폼들의 최신 동향을 이해하고 사업 간의 협력도 모색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중심이 아닌
고객 가치 관점에서 사고 · 일하는 문화


R&D 업무를 하다 보면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이렇게 해 왔으니까’, ‘고객에게 진정으로 유용한가보다는 당장의 개발 실적이 중요하니까’ 등을 먼저 생각하여 고객 가치와는 거리가 먼 제품 ·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평소 일하는 과정에서 고객 가치 관점에서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는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술인력들은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적어서 고객 니즈에 둔감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으로부터의 학습을 통해 고객 가치 관점에서 일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인텔(Intel)의 CEO, 폴 오텔리니(Paul Otellini)는 “기술 회사라고 해서 비트(Bits)나 바이트(Bytes) 등과 같이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기술이 아닌 고객 가치 관점에서의 사고를 강조한 바 있다.

고객으로부터의 학습을 통해 고객 중심적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예로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를 들 수 있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회사 속성상 구성원들의 기술 지향적 마인드가 강했다고 한다.

이에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기술 중심 풍토를 해소하고 고객 관점의 제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고객 충성도 함양캠프(Customer Loyalty Boot Camp)’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2002년에 가동하였다.

구성원들에게 고객의 니즈를 피부로 느끼고 반추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이다.
 
이 캠프에 참석한 구성원들은 몇 개의 분임조로 나뉘어 약 2 ~ 3일 동안 모의 신제품 개발을 하게 된다. 이

때 노키아(Nokia)나 노텔(Nortel) 등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실제 고객들이 제기한 불만을 비디오로 시청하면서 고객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게 된다.

약 300여명의 임원을 비롯한 2천여 명 이상이 참가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시장 점유율 증가, 신제품 출시 일정 단축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고객 가치 관점에서의 교육이나 워크숍 차원을 넘어, 혁신적인 R&D의 해답이 고객에게 있다는 생각 하에, 구성원들이 고객들을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 각종 기술 트렌드, 시장 추이, 고객 만족 현황 등에 대한 2차 자료에만 의존하여 개발할 경우, 시장 및 고객의 니즈를 잘못 판단할 위험이 높다.

스타벅스(Starbucks)에서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어느 한 부사장은 자신의 팀원들을 데리고 유럽 지역으로 출장을 갔다.

팀원들이 유럽의 문화, 사람들의 행동, 그들의 패션 등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껴야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면서 그는 팀원들에게 “당신들이 이메일이나 잡지에서 유럽에 대해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지 못한다면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새로움(Newness)에의
도전 인정과 값진 실패의 칭찬


구성원들이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불확실하거나 위험이 있는 새로운 과제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R&D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실패 위험이 있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위험 회피 풍토’는 혁신적 R&D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다.

본연적으로 실패 위험이 높은 R&D 과정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못 냈다고해서 인사상의 처벌이나 불이익을 주기 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도전 그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값진 실패라면 칭찬도 아끼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실패는 필수적이다. 실패를 하게 하고 도전에 대해 보상하라.
 
안전한 것만 추구하는 사람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이 회사에 더 유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는 스탠포드(Stanford) 대학의 로버트 셔튼(Robert Sutton) 교수의 말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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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혁신적 아이디어에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한 인정(Recognition)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아마존(Amazon)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혁신적 아이디어의 발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Just Do It’이라는 수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베조스는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계층(Hierarchy)’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구성원이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상사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을 경우, 상사의 경직된 사고로 인해 사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구성원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 경우, 상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실행한 도전적 행동을 한 구성원에게 상과 함께 나이키(Nike) 신발을 선물로 수여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러한 도전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실패한 사람에게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베조스는 “일이 실패하거나 잘못될까 두려워 일일이 상사의 허락을 받는 것이 때로는 적절한 예방책이 될 수는 있지만, 잘못하면 상사의 허락을 마냥 기다리다가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구성원들이 조직 위계의 힘에 위축되지 않고 의미 있는 아이디어는 과감히 제안하고 도전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멋진 실패를 칭찬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인튜이트가 그러한 예이다.

인튜이트의 한 마케팅팀은 2005년 젊은 세대를 겨냥하여 ‘락유어리펀드(RockYourRefund)’라는 신상품을 출시하였다.
 
여행 전문 사이트인 익스피디아(Expedia)나 소매점인 베스트 바이(Best Buy)에서 비자 카드로 결제한 젊은 사람에게 할인 혜택은 물론 세금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서비스 상품이었다.

마케팅팀은 신상품 홍보를 위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힙합의 창시자인 러셀 사이몬(Russell Simmons)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이처럼 도전적으로 신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세금 환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튜이트의 회장 스캇 쿡(Scott Cook)은 200여 명의 마케팅 관련자들이 모인 공식 석상에서 “이번에 실패한 것은 실패가 아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실패는 실패로부터 배우지 않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면서 신상품을 추진했던 마케팅팀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상을 주었다고 한다.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을 구분하는 유일한 잣대는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가에 달려있다.

철저하게 고객가치 관점에서 사고하고 일하는 R&D 문화가 기업 생존에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사의 조직문화가 구성원들의 창의성, 혁신성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를 되짚어 보고, 창조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