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경영성공사례 - 치타형 경영 패러다임에 대응한 창의적·동시 다발적 연구 혁신

KT의 Inno+ Project

공동작성_ 이동기 대표((주)SBP전략경영연구소),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대담자_ 김영명 상무((주)KT 종합기술원 기술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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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기술 및 제품의 개발과정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다른 기업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경영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기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도움을 주고자 2007년 8월부터 기술경영 성공사례를 게재해왔다. 이번 호에서는 KT의 Inno+ Project의 기술전략 사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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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봄, KT 종합기술원의 연구원 세 명은 하나의 과제에 착수했다.

과제명은 ‘스마트폰 마우스 컨트롤러’.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터치 리모콘으로 변신하여 집안 어디에서나 채널 변경, 검색, 문자입력 등 olleh TV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개발목표였다.

여기서 잠깐 기존의 리모콘이 가진 문제점들을 짚어보면 스마트 TV, 태블릿, PC 등을 사용하기에 그 사용성에 문제가 많다.

우선 많은 버튼으로 인해 혼란을 주고 각각의 장비마다 별도의 리모콘이 존재하여 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숙지하여야 하는 불편함으로 원활한 사용에 한계가 있다.

바로 여기에 착안한 연구원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App으로 구현되는 리모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회사에 제안하고 2개월의 짧은 수행기간을 통해 완성도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정규 개발과제를 거쳐 olleh TV Guide라는 App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스마트폰 마우스 컨트롤러’ 외에도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인 수행을 마친 후에 정규과제로 편성되어 사업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오늘 이시간은 KT 종합기술원이 2011년부터 새롭게 시행하고 있는 Inno+ Project에 대해 소개한다.


치타형 경영 패러다임에서 생각해볼 문제들

토끼, 치타와 같은 '스피드(Speed) 전략'이 필요한 이유

오늘날 경쟁이 치열한 기업경영 환경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경쟁을 가속화 하고 있다.

과거의 신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의 타임 프레임(Time-Frame)처럼 2 ~ 3년 앞을 대비하는 연구개발 전략으로는 경쟁의 우위에 설 수 없다.

때문에 경쟁자보다 한발 앞선 새로운 사업이나 제품의 발굴과 추진은 매우 중요한 기업 활동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 아래서 얼마 전 진대제 前 정보통신부 장관은 토끼, 치타와 같은 '스피드(Speed)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곧 사업의 기획에서부터 실행에 대한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기술개발의 가능성과 시장성 등에 대한 검증이 빠르게 진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혁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사업/신제품(혹은 서비스)을 발굴하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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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법은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사업 영역(Domain)을 명확히 하고, 그 영역 내에서 구체적 사업 대상 즉 신제품이나 사업 아이템(Item)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신규 사업영역이란 그 기업이 도전해야 할 신사업들이 포지셔닝(Positioning) 하고 있는 영역이다.

즉 어떤 전장(戰場)에서 사업을 영위할 것인가 하는 대상 영역을 정의한 후 그 범주 내에서 새로운 사업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두 번째 형태는 신사업 영역이 이미 오랫동안 구체화되어 있거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이 주로 기술 중심으로 정의되어 있는 경우, 혹은 아주 드물긴 하지만 모든 영역에 대해 신사업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 두고 있는 경우인데, 보통은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이나 제품(서비스)을 발굴해 추진하는 형태다(예로 3M 등이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형태는 사업영역 내·외부를 막론하고 자신들이 준비하는 사업들을 전체 List-Up하고, 대상 신사업·신제품에 대한 평가기준을 통하여 자사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하거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평가항목은 시장 매력도(Market Attractiveness)와 내부역량인데, 특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과 크기(Size),그리고 경쟁상황 등을 고려하여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두 가지의 신사업 발굴 형태에서 혁신의 본질은 결국 개인의 창의성에 기반한 독창적 아이디어의 발굴(Idea Generation) 활동에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인적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보통 아이디어의 발굴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즉 전문가의 수준에 의해 그 품질(Quality)이 결정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 수준 높은 전문가를 별도로 확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기업내부의 인적자원을 활용해 이러한 전문가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도출하고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내 연구원들이 자신의 기술 분야 외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과의 연계성이나 사업적영향(Impact), 그리고 시장이나 외부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다소 명중률은 낮아지겠지만 그러한 복합적인 지식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전문성과 호기심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신속히 활용할 수 있다면 향후사업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전문가의 양적인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내부 연구자를 중심으로 연구원 자신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흥미 있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연구개발 혹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이슈(Issue)에 대해 빨리 검증할 수 있도
록 한다면, 전문가 집단을 별도로 활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M은 어떻게 혁신기업의 대명사가 되었나?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3M의 경우를 살펴보자.

1902년 설립 이후 강옥(Corundum)을 채취해 사포(Sand Paper)를 만들기로 하면서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3M은 생산 시설을 매입하는 등 재투자에 힘입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었다.
 
이후 마스킹 테이프(Masking Tape)와 셀로판 테이프(Cellophane Tape) 개발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3M은 소위 ‘Innovation or Die’라는 슬로건 아래 사활을 건 혁신활동을 추진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1948년 내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한 15% 규칙(15 Percent Rule)이다. 일과 시간 중 15%를 개인적인 연구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M 성공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포스트 잇’은 이 ‘15% Rule’이 적용된 대표적인 경우다.

1970년 좀 더 강력한 접착제 개발에 뛰어든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엉뚱하게도 쉽고 간단하게 떼어지는 성질을 가진 접착제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접착제라면 당연히 잘 들러붙은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상황에서 그가 만든 접착제는 실패작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스펜서 실버는 끈질기게 이 제품이 다른 어딘가에 사용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74년 아더 프라이(Arthur Fry)라는 연구원에 의해 비로소 샘플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내의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상품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1981년 마침내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메모지, 포스트 잇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포스트 잇은 세계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스펜서 실버와 아더 프라이 모두 3M의 15% 룰에 의한 Project 수행을 통해 제품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기업 내에서 개인적 호기심이나 탐색을 위해 일정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이 조직의 목표에 대한 일사 분란한 활동을 저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조직의 오래된 체계의 고착화가 이를 어렵게 하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정해진 일정 내에 시급하게 출시해야 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에 이런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전략적 방향이 결정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다양한 창출과 새로운 사업이나 기술에 희망을 걸고자 한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내부 실정에 맞게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

구글(Google)이나 휴렛팩커드(HP) 등 소위 혁신적인 기업들이 3M의 15% 룰을 응용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그럼, 지금부터 국내 기업들 중에서 연구개발 활동의 독창성과 성과 창출을 위한 혁신 프로그램 사례인 KT 종합기술원의 ‘Inno+Project’에 대하여 살펴보고, 그 성공적 활용 방법과 내용을 배우도록 하자.


개인의 창의적 다양성과 성과의 향상을 위한 혁신- KT 종합기술원의 성공 스토리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를 찾아라!

KT는 과거 유선 통신 분야에서 무선 및 인터넷 사업을 중심으로 신속히 재편하였다.
 
특히 2006년 민영화 이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기업의 인수와 더불어 자회사(KTF)를 합병하는 등 본격적으로 이동통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새로운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송통신분야 경영환경은 KT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대한 발굴을 드라이브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항상 새로운 먹거리와 캐시카우(Cash Cow) 발굴활동을 추진해야만 생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2010년 회사의 중장기 사업방향의 재설정과 더불어 R&D부문에서 ‘Big Few, Innovative Many’의 전개 방향하에서 100여 개 이상의 작고 다양한 연구과제들을 줄이고 합치는 리포메이션(Reformation) 활동을 추진해 10여 개의 대형, 혁신과제화를 재구축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우려할 사항이 발생했는데, 그것은 R&D 부문 전체에서 독창성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자는 개인적으로 매우 다양한 영역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이를 대형 Project가 흡수해 버리면 새로운 것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의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검증하라!

일반적으로 사업의 호흡이 길거나 업력이 오래된 기업일수록 신입 연구원이 입사를 하면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기존의 연구나 문화에 젖어들면서 혁신성과 도전성, 그리고 창의성 등은 쉽게 둔화된다.
 
특히 KT와 같이 하나의 연구 과제에 20~30명이 투입된다면, 신입 연구원의 경우 그의 독창성은 금방 무뎌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로 인해 KT는 전사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되었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Ideation & Fast Incubation’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는데, 바로 ‘Inno+ Project’이다.

KT는 신규 연구원들이 기존의 연구 과제에 투입되고 나면, 사실상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정식 과제화되거나, 검증할 수 있는 문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에 KT는 자연스럽게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기업에 활력(Vitality)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연구 아이디어의 표출과 기술개발에 대한 가능성의 사전 검증을 위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래서 Inno+ Project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연구원들의 창의성과 참신성을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하여 기존 과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무엇보다 신사업이나 신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확충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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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 Project의 수행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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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팀을 이루거나 혹은 단독으로 1 ~ 2페이지의 간략한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하고, 이를 경영진에서 진행 여부를 판단하여 승인되면 예산(약 1,000 ~ 2,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 모든 과정은 보통 1주일 안에 완료된다.

프로젝트의 수행은 일과 후 개인 시간을 이용하여 2 ~ 4개월간 진행되는데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후 좋은 성과에 대해서는 포상과 내부에 공개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주고, 설령 실패한다고 해도 그 이유와 경과만 잘 정리되면 전혀 문제 삼지 않도록 했다.

이의 성공을 위해 KT가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들을 소개한다.


Inno+ Project의 성공 요인

첫째,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우선 고려한 것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대상자의 범주를 정하는 것이었다.

전체 연구원을 대상으로 할 경우 자칫 대형화 과제체계로의 전환,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거나 본래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아직 참신성을 보유하고 있고 기존 조직의 관성에 조금이라도 덜 동화된 입사 4년차 이하의 젊은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물론 진행과정에서 5년 이상의 중견 연구원들 역시 그 과제의 효과와 더불어 연구원 계층간의 묘한 경쟁심리 등이 연구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2012년부터는 전체 연구원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둘째,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정식 연구개발 과제가 아니다.

즉, 이 업무로 인해 연구개발의 전체 일정 내에서 짐(Burden)이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연구개발자가 제안서 제출과 심의 과정을 가장 빠른 시일 내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전략실이 CTO의 권한을 위임 받아 추진하되, 전체 일정을 1주일로 한정했다.

오늘날 사업은 절대적 시간과 타이밍(Timing)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단 과제가 선정되고 나면 곧바로 소요예산이 배정되게 하여 개발의 신속성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셋째, 연구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의 방향이 명확해야 하는 것은 기업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초기부터 너무 초점(Focus)을 명확히 한정해 버리면, 다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원천적으로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자유로운 아이디어 창출활동이 제한되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였다.

즉, ‘기회의 창(Opportunity Window)’은 최대한 열어두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에서 하드웨어와 결합한 솔루션 중심으로 프로젝트의 분야가 변화하면서 좀 더 사업화와 밀접한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많은 직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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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과제 제안서를 심의하는 부분에서의 명확한 평가의 기준은 ‘본인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개발내용의 ‘차별화 요인이 얼마나 잘 정의되어 있는가’ 하는 점 등 신속성과 목적성에 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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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3M이나 구글과 같이 일과 시간의 15% 혹은 20% 등의 시간 할애에 관한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정식 연구개발과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의미가 없다.

프로젝트 리더는 소속 연구원이 업무시간에 자신만의 과제 수행을 위해 외출을 하거나 실험실에 갈 경우 그것에 우호적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Inno+ Project에서는 아예 업무 외 시간이나 휴일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아무리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하지만 결국 회사일이라는 점에서 보면 당사자들은 불만의 요소가 되어 결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연구원들이 스스로 주말 시간을 할애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보상에 대한 부분이다. 흔히 보상에는 금전적 보상과 인사상의 가점, 그리고 명예를 부여하는 것 등이 있다.
 
보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가 안정되어 있으면, 그 어떤 보상보다도 명예와 인정, 그리고 칭찬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

우선 완료된 프로젝트는 1년에 2회,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혁신 문화 확산을 위한 KT 종합기술원의 자체 행사인 ‘Open Action Day’에서 결과물을 발표할 기회를 가진다.

이를 통해 CTO 표창 및 KT의 사원 인사 평가 포인트인 마일리지 제공, 우수 프로젝트 포상 등을 받게 된다.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어서 실패해도 그 원인만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도록 하였다.
 
연구개발자가 CTO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고 서로 하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는 대기업에서는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동기부여의 하나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의 시너지와 지속적 변화의 추구

기업의 혁신 프로그램 추진은 프로그램 기획 그 자체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그와 호흡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뒷받침되어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KT에는 또 하나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끝장 토론’이다.
 
기업에는 보통 사업적으로 혹은 기술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나 현안이 있기 마련이다.

그 경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해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접근하는 경우 보통 4 ~ 8주 정도의 시일이 소요된다.

즉, Task Team을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거나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의사결정권자가 필요 정보나 해결방안을 접하는데, 4 ~ 8주를 기다려야 하는 셈이니 오늘의 경영환경, 특히 정보통신기업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장 토론‘을 도입한 KT는 보통의 TFT 형태로 참석 멤버를 구성하지만 72시간(3일간) 동안의 토론을 펼쳐 그 결과를 두고 의사결정을 한다.

즉 정해진 시간 동안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또한 해결책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 ‘끝장 토론’은 기존의 Wiki 토론에서 진화해 온 것이다.
 
Wiki 토론에는 3가지 형태가 있는데, 그중 기술 위키에서 출발한 ‘끝장 토론’은 기술의 난제나 이슈에 대한 게시가 이루어지고 나면 관련 기술 전문가들이 그에 대한 솔루션이나 정보를 올리는 방식이다.

통상 1주일정도 게시한 후 그동안 도출된 의견들을 약 1주일에 걸쳐 정리하여 관련 프로젝트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인데, 다루는 내용이 기술영역이라서 한정된 사람들만이 참여하여 의견을 교환하는 형태이기에 효과 측면에서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빠른 시간 내에 기술적인 이슈에 대해 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끝장 토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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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과 시사점

KT의 Inno+ Project는 이제 2년을 갓 넘긴 혁신 프로그램으로 더 큰 발전을 위해 스스로 진화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정착화 · 체질화를 위해 조직 내 모든 계층과 기능들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자.

첫째, CEO의 명확한 약속(Commitment)과 해당 부서에 권한을 부여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에 소속된 연구원의 경우 현재 진행되고있는 연구과제에 전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직장이나 과제의 리더가 그것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비협조적이 되어서는 안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 위축되어서도 안 된다.

둘째, 열정을 가진 연구자의 의지를 꺾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구개발은 궁극적으로 현업에 공헌하거나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부가적으로 자신의 관심과 연구의 욕구를 펼칠 수 있는 창을 항상 열어둬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셋째, 실질적인 연구개발에 더 많은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의사결정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연구 아이디어는 자신의 소속 프로젝트(Main Project)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언뜻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존의 소속된 과제의 연구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Inno+ Project 아이디어의 내용이 잊히거나 무뎌지기 전에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시간적인 신속성을 유지해 주는 것이 사실상의 성공 포인트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KT의 Inno+ Project의 내용과 그 적용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업은 각자의 문화와 사업성격에 따라 나름의 혁신활동이나 그에 따른 프로그램을 개발 ·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공적 활용과 정착을 위해서는 KT의 프로그램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것을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연구원은 다양한 기술적 내용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선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개발욕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를 조직의 활력과 창의적 혁신을 위한 분출구로 연계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기업의 전략적 목표와 잘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두 번째, 지속적 관심과 정신적 동기부여가 뒤따라야 한다.

조직이 대형화 되거나 많은 연구과제들이 추진되고 있는 경우, 그리고 계층이 복잡한 기업일수록 최고경영자가 일반 연구원을 만날 기회는 매우 드물다.

혁신은 CEO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되어야 성공한다고 한다. 연구원의 혁신 아이디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리딩해 줄 때 더 좋은 아이디어와 성과는 창출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경영층은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그 대상자에게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개발은 작은 성공이든, 실패한 과제이든 모두 기업의 성과 향상을 위한 활동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내부의 다른 혁신 프로그램과 병행하여 시너지를 제고하고, 지속적으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 내의 혁신이나 새로운 문화는 전방위적으로 일어나야 효과가 크다. 어느 한 부분에서의 변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방관자로 만들 수 있다.

각 기능조직별 혹은 계층별, 직위별로 다양한 혁신의 프로그램들이 함께 실행될 때 변화는 가속화된다.
 
또한 단계별 변화의 목표를 두고 변화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항상 다음 단계로의 발전방향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네 번째는, 연구개발의 실질적인 속도(Velocity)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통상 새로운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그에 따른 지원체계를 기존의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변화에 대한 체감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한 구성원은 다른 기능에서나 계층에서도 또 다르게 변화가 일어날 때 스스로 몰입하게 되고 변화하려 한다.
 
따라서 혁신을 위해서는 그와 연관된 주변의 체계도 변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