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Hot Agenda - 휘고 접고 펼 수 있는 전자제품, 가능할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보여주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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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에서 버튼을 누르니 일회용 스마트폰이 나온다.

주인공은 도청을 피하기 위해 얇은 플라스틱에 인쇄된 일회용 스마트폰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바로 전화기를 버린다.

밀라 요보비치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 ‘울트라 바이올렛’의 한 장면이다.

이런 공상과학 영화가 생각보다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현재 전자부품 업계에선 디스플레이를 종이를 찍어내듯 인쇄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몰레드’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이러한 상상이 실현될 가능성을 높였다.

자체 광원을 통해 빛을 내는 OLED 소자의 활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스마트폰보다 얇은 4밀리미터 두께의 OLED TV가 출시돼 팔리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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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LCD(액정표시장치)는 자체 광원이 없어 유리기판이나 백라이트 광원을 사용해 제조하는 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자체 발광 소자가 탑재된 디스플레이기 때문에 화면을 구부리거나 접는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는 모바일을 포함한 IT 하드웨어 부품 중 유일하게 크기를 작게 만들지 않는 부품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휴대전화나 태블릿PC 같은 제품에 구현될 경우 깨지지 않을 뿐 아니라 얇아지고 가벼워진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술이 더 발달하면 접고 휘어도 그 형태가 다시 복원될 수 있는 형태로도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전자기기를 접었다 펼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진화 단계를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활용해 내구성을 높인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2단계 깨지지 않으면서도 구부릴 수 있는 밴더블(Bendable), 3단계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4단계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순이다.

현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 수준은 첫 단계인 '언브레이커블' 패널을 처음으로 양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했다.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연내 언브레이커블 패널의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더 가벼워지고, 내구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쉽게 깨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리 보호를 위한 보형물이 필요 없어 두께도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다음 단계인 밴더블, 롤러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려면 강화유리 및 기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떠올릴 때 흔히 상상하는 구부러지는 스마트폰 등을 실제 제품으로 내놓기 위해선 외장기구, 기판, 배터리 등 다른 부품에도 휘어지는 특성을 함께 확보하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플렉시블 ‘아몰레드’는
내열성 소재와 저온공정의 합작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유리기판을 휘는 것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러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제조 공정은 4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소재와 같이 열에 약한 소재는 사용이 어렵다.

가장 일반적인 플라스틱 소재인 PC(polycarbonate)는 150도에서 변형이 시작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거나,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될 수 있도록 공정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유기물질인 OLED를 습기로부터 차단하는 내습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기존 유리기판에 비해 수분 및 산소의 차단 기능이 현격히 떨어진다.
 
수분과 산소에 노출될 경우 유기발광소자인 OLED의 수명은 급격히 저하된다.
 
수분과 산소의 침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 플라스틱 기판에 차단막(Barrier)을 코팅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차단막은 유기질층과 무기질층을 교대로 적층하는 다층구조로 이뤄져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기판 소재로 PI(Polyimide, 폴리이미드)가 가장 유력하다.

폴리이미드는 플라스틱제품 중 내열성이 매우 뛰어나 최대 380도까지 열팽창이 거의 없는 첨단 고기능 소재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업계에서 생산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제품은 무기박막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실리콘 소재를 활용하는 무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굴곡 반경이 작고, 전하이동도가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 비해 느리다.

완전히 구부려지고, 말 수 있고, 접을 수 있는 높은 단계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구현되기 위해선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야 한다.

유기물질로 만든 박막 트랜지스터(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 실리콘으로 만든 트랜지스터(무기 박막 트랜지스터)와는 다르게, 충격에 강하고 종이처럼 얇으면서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 공정보다 경제적인 인쇄전자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쇄전자 기술은 쉽게 생각하면 잉크젯 프린터를 떠올리면 된다.

프린팅 공정기법으로 유연 기판에 회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식각·노광 공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하는 현재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에 비해 친환경적으로 대면적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의 기술 수준은 아직 상용화가 힘들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TV 화면을 구동하게 되면, 현재 사용되는 무기 박막 트랜지스터에 비해 소자의 수명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제품 상용화를 위해선 소자의 장기간 작동이 필수적인데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아직 무기물에 비해 안정성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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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OLED TV 등을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로 제작하기 위해선 최소 100cm²v-1s-1(전하이동도 단위, 초당 단위 볼트가 퍼져나가는 면적을 나타냄)이상의 전하이동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계에 보고된 가장 높은 전하이동도는 양극성 반도체의 경우, 1.5cm²v-1s-1로 100배 이상의 성능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는 지금까지 개발된 비결정성 무기박막 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도보다 최대 4배 가량 빠른 속도이긴 하다.

TV 콘텐츠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는 수준의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영국 플라스틱로직 사가 ‘CES 2013’에서 공개한 ‘페이퍼탭’은 향후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제품이 어떻게 발전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캐나다 퀸즈대와 인텔, 그리고 플라스틱 로직사는 종잇장처럼 얇고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태블릿 PC인 '페이퍼탭'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책상 위 서류와 비슷한 수준의 두께까지 구현한 전자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삼성전자 'CES 2013'에서
접었다 펴는 디스플레이 선보여


OLED 소재나 디스플레이 기술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일렉트로닉스’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향후 발전되는 전자기기에선 디자인이나 새로운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점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전자기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3’에서 ‘YOUM(윰)’이라는 브랜드로 기존의 유리 기판대신 얇은 플라스틱을 적용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CES에서 공개된 ‘윰’은 매우 진화한 수준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콘셉트를 보여준 시제품으로, 깨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자유자재로 휘고, 접는 것까지 가능했다.

‘윰’은 오토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와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만드는 것까진 가능하지만 실제 제품화를 위해선 기술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윰’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이끌어 갈 미래 디스플레이 트렌드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제품인 것만은 틀림없다.

‘CES 2013’의 기조연설자였던 삼성전자 우남성 시스템LSI부문 사장은 “디스플레이는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구동하기 위해 직접 접촉하는 부품으로, 디스플레이의 진화가 인간과 모바일 기기 간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삶의 방식까지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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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은 미래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쓰일 것이다(자료: LG디스플레이).)


‘인테리어 디스플레이’가
가능해진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기술이 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인쇄전자 기술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5월 과학기술 예측조사를 통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인쇄전자 기술이 2018년에는 실현돼 오는 2019년에는 일반에 보급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이미 정부와 업계가 협업해 국책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7월부터 사업자를 선정해 정보산업 분야에서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응용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주력산업으로는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생산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삼성전자·LG디스플레이·하이쎌 등이 세부사업자로 선정돼 ▲OLED조명 ▲디지털 사이니지 ▲액티브 월페이퍼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등의 세부과제를 2018년 6월까지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있는 ‘액티브 월페이퍼’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해상도 SVGA(800×600) 이상의 40인치 액티브 월페이퍼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이 개발되면 전통적인 개념의 벽지를 OLED 벽지가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인테리어 디스플레이’가 실현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종이처럼 얇아지는 기술 발전을 통해 사람들의 정보 전달 방식이 다시 한번 스마트폰 혁명 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인쇄전자 기술의 발달 수준에 따라 디스플레이 생산 비용은 점차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롤투롤 방식은 회로기판의 소재인 금속잉크를 인쇄판(블랭킷)을 통해 찍어내는 방식이다.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을 대형화하기 위해선 수조 원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지만 롤투롤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 벽지 크기만한 디스플레이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진 공정 수율이 TFT-LCD 제작방식을 따라오지 못해 대량 양산에 적합한 기술이라고 볼 수는 없다.
 
TFT-LCD에서 사용하고 있는 칼라필터를 통한 공정의 경우, 99.9%의 수율을 보이는데 비해, 인쇄전자 공정의 경우 수율이 95%에도 이르지 못한다는것.

금속잉크의 주소재인 은의 가격 상승도 상용화에 이르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LG디스플레이 신공정연구팀 김철호 책임연구원은 “잉크젯 방식은 8세대 원판, 롤프린팅과 임프린팅 방식은 5세대 원판까지 이미 검증을 끝냈다”라며 “그러나 인쇄전자 기술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에는 포토리소그래피 쪽의 공정 수율을 아직까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쇄전자 기술은 이미 갤럭시노트, 갤럭시탭 등 최신 스마트기기 150여 종의 부품에 적용되고 있으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는 2013년을 기점으로 인쇄전자 방식으로의 세대 전환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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