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신년사 - 박용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기술혁신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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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산업계는 물론 국가 전체에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 기업은 3년 연속 수출 세계 7위,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돌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세계 교역량이 급감하고, 글로벌 기업의 특허공세가 가열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이는 세계 6위의 높은 R&D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핵심역량을 키우고, 과감하며 빠른 혁신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입니다.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모든 산업기술인의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2013년은 우리에게 중요한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대선이 치러져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이 탄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정치·경제·문화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격변 속에서 우리 기업은 그동안 쌓은 시장의 신뢰와 명성을 바탕으로,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창조경제의 원동력 확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으로 당분간 수출 환경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우리 기업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지고,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좀 더 냉혹해질 것입니다. 보다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가치 창출만이 이 냉엄한 현실을 돌파할 유일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 기업의 R&D 투자 증가율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전망입니다. 산기협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R&D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1년 조사의 절반수준이며, 미국 산업연구협회(IRI; Industrial Research Institute)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 29% 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개별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혁신역량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기업은 국가 R&D의 74%를 담당하는 기술혁신의 중추이자 경제성장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R&D 투자는 미래를 위한 것이므로, 기업이 스스로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일입니다만, 국가정책이나 투자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재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이들이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섬세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이 출범할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 과학기술 부문에서 축적해온 양적 성장의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 질적 수준도 높일 수 있는 현명한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한편으로는 기술혁신 주체인 산업계와 대학, 연구기관 간의 벽을 없애 협력과 융합의 시대를 선도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과학과 기술의 구분이 모호하고, 연구성과가 바로 신상품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일례로 DNA는 구조가 밝혀진 지 60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신약개발 등 산업적으로 활발히 이용되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기협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정리하여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발전적인 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역량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교육사업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중소기업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 발굴해나갈 것입니다.

특히 산업계를 대표하여 대학과 출연연의 가교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산학연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견을 조정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기업의 기술혁신은 마라톤 경기와 같습니다.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순간, 바로 선두 대열에서 멀어지고 좀처럼 추월의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산기협은 마라톤 선수의 경기를 곁에서 돕는 페이스메이커와 같이, 기업이 기술혁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습니다. 지난 한 해 산기협에 보내주신 회원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산기협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는 회원여러분 모두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는 내실 있는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