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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Essay - 소니와 삼성전자 (SONY : SAMSUNG)

소니와 삼성전자
(SONY : SAM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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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Fortune)지가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우리나라는 삼성전자가 세계 20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13개의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매우 높아진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는 브랜드 가치 면에서 영국의 컨설턴트 Millward Brown이 2010년 발표한 100대 성장기업 가치에서 80%나 상승했다고 하고, 미국 Forbes지가 선정하는 브랜드 가치로는 33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ewsweek가 선정한 혁신기업에서는 11위로 선정되었다. 미적감각과 기능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디자인 면에서도 줄곧 수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시회로 세계적 명성을 지닌 독일 하노버의 International Forum Design Hannover에서는 5개의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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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 때 전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50위권에는 히다치만 눈에 띌뿐 소니도 파나소닉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 막강했던 일본의 전자산업이 언제 망할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들도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로 ‘소니’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1946년 2차 세계대전 패전의 잿더미 위에서 창업한 음향기기(Sony는 라틴어에서 소리를 뜻하는 Sonus와 ‘아가야’하고 부르는 영어의 Sonny boys에서 전용했다고도 함)로 출발한 전기-전자-통신회사가 소니의 모체다.
 
1980년대 후반까지 소니의 워크맨(Walkman)은 누구나 선망하는 명품의 대명사였으며, 세계적 브랜드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름마저 희미하게 사그라졌다.

삼성전자보다는 창업역사에서 23년이나 앞서고, 종업원 수에서도 50% 가까이 많은 162,700명인데 말이다.

비단 소니뿐 아니라 National 브랜드로 유명한 가전회사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산요, 후지쓰, TDK, 늦게 참여한 르네사스 등도 모두 고통을 겪고 있다는 보도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업계의 쇠퇴는 아마도 내로라하는 경영분석대가들의 연구테마일 것이다.


일본 전자업계의 쇠퇴는 우리기업들에게 반면교사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경쟁에서 사는 길은 오늘도 내일도 혁신적 사고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변혁의 과정을 계속하는 그야말로 Going Concern이 새로워야 하는 것이다.

아마도 소니의 경우 1등에서 오는 자만이나 오만함이 있지 않았는지, 아니면 충만계일(充滿戒溢 : 꽉 차면 넘치는 걸 경계할 것)을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던 게 아닌지? 그것도 아니면 친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하는 전환기에 그게 아니라고 고집스럽게 비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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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산업정책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과 관련해서도 성장보다는 견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서비스산업을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분위기도 있다. 물론 모두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주장이고, 이런 다양한 주장과 목소리 속에서 좋은 방안을 도출해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기업의 역동성을 헤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산업 중에서도 제조업의 중요성은 기술 집약, 연속성, 고용 창출, 부가가치창출 효과가 타산업보다 월등히 높기에 절대로 등한시하면 안된다.

제조업은 연구개발이 왕성할 때 성공의 꽃을 피운다. 미래가 불안하면 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이는 미래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규제하고 간섭하면 그만큼 기업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기업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런 현상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

오히려 더 많은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나아가서 경쟁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직 우리나라는 삼성, 현대(자동차+중공업…), POSCO, LG, SK 등등 많은 세계일류 기업이 탄생해야 하고, 동시에 특출한 중소기업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는 게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란다.

1등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고 지난한 일이다. 어쩌면 고난의 연속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Carrot and Stick 또는 Carrot or Stick이란 말이 있듯이, 어리고 겨우 먹고 살만 할 때까지는 몰라도(당근을 줄 때) 경쟁상대가 되면 온갖(채찍을 쓸 때) 술책을 다 동원하는 것이 기업경쟁 원리요, 악동들의 작란이다.

그야말로 Bad Samaritan들이 모두 경쟁자인 것이다. 쉴 수도 없고, 심지어 뒤에서 추월하려는 사람을 돌아볼 수도 없다.

기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극히 한정되고, 또한 일등기업으로서 품행도 방정해야 한다. 사방을 봐도 온통 감시자들 뿐이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값진 게 기업가 정신이다.

요즘 유행가처럼 번지는 화두가 경제민주화라고 한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말임에는 틀림없다. 잘못 이해하고 잘못 적용하면 기업의 사기를 꺾는 일이 발생할까 걱정스럽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여 현명하고 옳은 선택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