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열쇠 - 우수인력 부족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된 2012년 주요 키워드는 ‘인재주의(Talentism)’라 할 수 있다. 자본보다 인재가 최대생산요소인 ‘인재주의(Talentism)’시대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또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 우리 대학과 기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대학과 기업의 긴밀한 협조에 있다.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 심화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최고경영자 1,258명 가운데 53%가 향후 사업발전의 최대 걸림돌이 될 요소로 인재부족을 꼽았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되는 등 인력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우수 이공계 인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급인력의 심각한 탈 이공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IMF위기 이후 시작된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15년이 지난 지금 연구 · 산업현장의 인재부족 사태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이공계에 대하여 노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어야 하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우수학생의 이공계로의 유인책을 계속 확대 추진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니만큼, 다른 한 편으로는 이공계의 교육을 더욱 내실화하여 배출되는 이공계 인력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변화 필요
엔지니어나 과학자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창의성, 성실성, 고유의 전문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엔지니어로서의 윤리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이공계 교육은 이러한 자질을 배양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특히 창의성 배양은 오랫동안 이공계 교육의 화두가 되어왔다.
물론 창의성이 교육에 의하여 배양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도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적어도 적절한 교육을 통해 숨겨져 있는 잠재력을 들추어낼 수 있다면 성공일 것이다.
공학교육과 연구에 있어 ‘창업가정신에 바탕한 도전정신’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창의성’을 강화하는것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교과과정의 개혁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전문지식의 적절한 습득은 이공계 대학 졸업생의 대부분이 산업현장에서 일할 것을 생각하면 직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전문지식은 확고한 기초지식으로부터 시작하여 장래의 진로에 필요한 응용지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응용지식도 당장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으로부터 미래의기술개발을 위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대학에서의 전문지식에 대한 교육은 이러한 여러 가지를 망라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공계 대학에서의 교육기간과 교과과정은 모든 지식을 같은 비중으로 가르치는 데에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문제는 다양성에 있다. 즉, 교육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이들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추는가가 달라져야 한다.
산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이공계 대학 졸업생의 수준을 묻는 설문을 돌리면, 많은 사람들이 “형편없다” 혹은 “현장에서 써먹을 수 없다”고 답한다.
그러나 대학의 교과과정을 어떻게 바꾸든, 산업현장의 수요를 모두 수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산업체에서의 요구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연구소에서부터, 비교적 간단한 공정의 생산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구를 만족시켜 ‘현장에서 막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주립대학을 크게 두 가지의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University of California와 California State University가 그것이다.
두 시스템 모두 여러 곳에 분교를 가지고 있고 주립대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두 시스템의 교육 목적은 상이하다.
University of California 시스템에 속한 학교들은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연구자와 고급 엔지니어의 양성이 그 목적이라면, California State University 시스템은 ‘교육중심대학’으로서 생산현장에서의 엔지니어 양성이 목적이다.
따라서 두 시스템은 교과과정도 다르고, 교수학생 비도 다르다.
산업체에서도 University of California 졸업생에게 생산현장에서 막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출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또 California State University 졸업생을 즉시 최첨단 연구에 투입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대학마다 약간씩의 다른 임무를 가지고 교육의 초점을 달리 하여 다른 방법으로 교육을 시킨다면 산업체의 인력 수급은 더 유연성이 생길 것이고, 미취업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다.
기업과 대학 간의 긴밀한 협력 필요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은 자금, 인력, 장비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취약하다. 이 중 기업의 중장기 발전에는 우수인력의 유치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중소기업으로 우수인력을 유치하느냐 하는 것인데, 이는 중소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물론 기업도 인력을 유치할 때 그 기업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즉 유치 인력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학도 맞춤형 인력 양성 등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기업의 업종에 맞는 인재 양성제도를 확립하고 해당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성장 가능성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자료와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중소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인데, 기업은 대학의 문턱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각 대학의 핵심역량 정보를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비교적 소상히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산학협력단을 산학협력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으므로, 연관이 있는 대학 실험실을 알아내어 접근하는 일은 기업의 몫이며 보다 적극적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
대학에서도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며, 이는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족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노력해야 하겠지만, 고급 연구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과 산업계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이다.
대학이 중소기업 애로기술 해결과 맞춤형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기업은 인력유치 및 기술개발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대학과 기업 간의 상생발전이 가능한 산학협력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