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패널토론 : Chance & Challenge, 위기의 시대 R&D전략
본회는 지난 11월 13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Chance & Challenge, 위기의 시대 R&D전략’을 주제로 제3회 기술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12년 KOITA 기술혁신포럼의 대주제인 ‘Chance and The Challenge 2012’를 마무리하는 주제로 진행됐다.
제1회 기술혁신포럼에서는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제2회 포럼을 통해서는 R&D인재양성 확보의 중요성을강조하며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그리고 마지막 제3회 포럼은 위기의 시대 R&D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발전적인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이병헌 _
우리 기업들의 전체적인 기술개발 환경을 살펴보자.
먼저 경제환경 측면에서 분명히 저성장의 시대를 걷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어디에도 큰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은 없다.
에너지와 자원 등의 문제에서 여러 가지 압박이 존재하고, 각국 정부가 떠안고 있는 제정위기의 요소들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일시적, 혹은 장기적 침체국면이 올 가능성이 많다.
산업구조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는 산업 간의 융합기술과 기술과 기술 간의 융합 등에 의해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가 직면한 현 상황이라고 본다.
이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기업의 경우, 이와 같은 불확실성의 증가에 대해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을 하면서 기초연구나 응용연구에 투자된 연구개발 아이템들을 성공적으로 사업화시킬 것이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이는 앞서 홍대순 대표가 발표했다시피, R&D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 대기업이 떠안아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R&D 결과가 사업화 되기 위해 R&D 조직과 사업화 조직이 일체감 있게 결합되어야 하고 연구개발자들과 사업실무자들에게 책임성과 자율성이 부여되는 조직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 포스코의 연구개발 소사장제나 다른 여러 선진기업들의 사내벤처와 같은 체계의 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이 변화의 상황에서 어떻게 R&D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
엠씨넥스의 사례가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왜냐하면 현 상황이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포커스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산업이 융복합 시대일수록 중소기업들은 특정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키워야 살아남는다.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중소기업은 융복합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업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업들의 중요한 과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들을 육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의 변화를 고민하는 데 있다.
현재호 _
경제위기라는 환경 속에서 R&D는 과연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는가. 위기의 본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저성장이 지속되었을 때 정책 방향과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동반성장이라든가 고용창출 등 사회전반의 패러다임이 산업화 중심으로변화하는 가운데, 과거 20 ~ 30년 동안 우리가 해왔던 정책이나 전략 선택 기준이 과연 현재의 상황에 적합한가.
적합하지 않다면 어떤 변화를 꾀해야 하는가. 경제위기라는 현 시점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들이다.
저성장시대의 압박이 지속적으로 산업사회를 괴롭힌다면, 어쩌면 그 부작용으로 R&D 부분의 투자를 줄이는 등의 극악처방이 나올지도 모른다.
또한 투자를 하더라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고민이 치열해질 것이다.
결국, R&D 측면에서 미래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부분의 투자는 어려워지게 된다는 의미다.
R&D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개발하는, 즉 Creative Innovation을 위한 전략으로서의 R&D 투자와,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하는 서바이벌게임 형태의 R&D 투자가 그 두 가지이다.
선진국들의 경우를 보면, 서바이벌게임 형태의 R&D는 결과가 좋지 않다.
그래서 최근 정책을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 즉 Creative Innovation 쪽으로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신사업 아이템들을 잘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Creative Innovation 보다는 선진국들이 개발한 아이템들을 쫓아가는 Follower 형식의 서바이벌게임을 해
왔는데 이제 Follower 전략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는의미다.
결국 신 비즈니스 아이템, Next Generation Business Item에 어떤 리소스를 투입할 것인가 하는 실행력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어떤 분야에 투자할 것인가, 어떤 시장에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함께 그 시장에 맞는 제품개발과 시장을 타겟팅하고 확대하는 전략으로서의 R&D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라고 본다.
이보다 더 큰 Challenge는 사람의 문제라고 본다. 기술은 넘쳐나는 시대지만 그런 시대가 이어질수록 인재 관리는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연구인력 관리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이주원 _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전략으로는 대기업의 경우, 소사장제나 사내벤처를 통한 기술개발이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융복합시대 특정분야에 집중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전략 등이 있을 것이다.
기업문화를 정립해나가고, 위기의 본질이 어디서 오는가를 고민하면서 그에 대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 역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또 하나의 전략이다.
R&D 투자에 있어서는 성장을 위한 아이템 선정이나 제품개발로 이어져야 한다.
창의적이고 다양성으로 확장될 수 있는 제품, 그 자체가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과 고민들이 불확실성의 불투명한 막을 걷어 올리는 힘이다.
손병호 _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GDP 대비 R&D 투자가 4%를 넘어섰다.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세계 1위 수준이다. 그중 3분의 2 정도는 민간기업에서 투자하고 있다.
기업의 R&D 투자는 상당히 경기수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그만큼 R&D 투자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먼저 한 가지 외국의 사례를 들어본다. 1990년대 초, 미국의 경기불황 때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R&D 투자를 줄였다. 이에반해 일본의 혼다나 도요타는 R&D 투자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시장 전반을 차지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R&D 투자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일례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R&D 투자지원에 나서야 한다. 현재 정부는 차기정부과학기술기본계힉을 수립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 · 중견기업에 대한 R&D 지원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대기업들에 대해서는 간접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소 · 중견기업 R&D 투자를 현재의 12%에서 17 ~ 18%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문제는 현재 정부의 R&D 자금을 받는 중소기업이 매년 5,000 ~ 6,000개로 대부분 2억 미만의 자금을 받고 있으며 이 자금을 받아 기술개발을 하고 사업을 발전 시키기엔 너무 흩뿌려지기 식의 지원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중소 · 중견기업에 대한 R&D 지원을 확대하되 좀 더 꼼꼼히 선별해 중점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통해 기업들도 R&D 개발과 투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기술혁신 지원제도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제도들이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간접적인 것이 사실이다. 수요지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기업이 자금지원과 인력지원 등이 통합적으로 지원되길 바란다는 점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기업 역시 정부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
기업도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할 때 어떤 기술을 가지고 어떤 시장과 어떤 제품, 또한 어떤 사회문제와 어떤 수요를 타겟으로 할 것인지 면밀히 살펴서 통합적인 토탈솔루션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선진국을 급속하게 추격하는 전략, 이른바 Catch-Up전략을 구사했고 어려운 과제보다는 쉬운 과제 중심으로 국가 R&D를 이끌어왔다.
최근 들어 정부는 이를 반성하고 정부 R&D에 있어 도전성을 강화 한다는 과제를 숙지하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기업에서도 R&D에 있어 여러 과제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래전략이 필요하다.
경제사회가 변화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기업들은 R&D전략이라고 해서 기술에만 투자하기보다는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미래기획전략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장준현 _
사회혁신, 비즈니스혁신, 기술혁신 등, 혁신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왜 지금 혁신을 이야기하는가? 아마도 치열해진 경쟁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반 기업, 특히 대기업에서 기술혁신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이 비즈니스와 연결되어 이익을 내는 비율이 15%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개발기술이 고객과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 인프라코어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일례로 들어본다. 1차적인 문제는 기존의 굴삭기와 달리 부품업체 등 여러 조직들이 새 개발품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문제다.
새로운 혁신이 나타나면 그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부품과 관련하여서도 양산투자를 꺼리게 마련이다.
결국, 서비스와 고객, 부품업체 등 굴삭기를 둘러싼 생태계의 모든 사람들이 동의를 해야만 그 혁신이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것이다.
혁신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더라도 비즈니스와 연결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난제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타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혁신을 이루어놓고 적당한 때를 기다려야 한다. 다른 하나는 생태계를 잘 파악하고 이용해야 한다.
고객집단을 직간접적으로 잘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을 비즈니스혁신과 어떻게 연결하느냐, 하는 문제의 해결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술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며, 또 하나는 탁월한 리더십을 갖는 것이다.
고객을 부지런히 만나고, 그것을 통해 그들의 생태계를 파악하고, 연구자와 마켓팅 일선의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개발자들은 주위의 잠재적 기술을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 기술개발의 주체는 사람이다. 결국 사람 중심의 R&D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혁신이 비즈니스와 잘 연결되게 하는 것 역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주원 _
정부의 중소 · 중견기업에 대한 R&D 지원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 동안의 R&D 과제들보다 목표치가 높은 과제들에도 성공과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기업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미래전략 부분의 R&D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나감에 있어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잠재적인 기술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것 모두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사람으로부터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