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특별기획 - 특허분쟁 예방을 위한 기업의 준비

지적재산에 대한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 중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답은 간단하다.

특허제도를활용해서 보유 중인 기술을 특허등록하면, 분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문제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특허제도는 등록특허를 무효화시키는 무효심판제도가 있다.

즉 등록특허가 반드시 권리보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11년 특허청 통계연감을 살펴보면 등록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건수는 총 708건으로 그 중 374건에 대해 무효화 판정이 내려졌다.

결국 특허출원을 통한 지재권 확보가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특허출원, 등록, 등록유지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데, 특허등록이 무효화가 되면 이 모든 비용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분쟁대응에는 막연한 특허출원보다는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류 제 택
한국특허정보원
특허정보진흥센터 전문연구원

jtryu@kipi.or.kr


효과적인 분쟁대응은 전략 수립부터

효과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예로 들어보자. 마케팅 전략은 상품의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가리킨다.

이 때 전략 수립을 위해 다양한 정보들이 수집된다. 수집되는 정보는 경쟁사 분석, 경쟁 제품의 특징, 가격 정보 그리고 주요 판매처 등과 같이 현재 시장동향을 분석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이 정보들은 분석을 통해서 가공되며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만들어진다.
 
마케팅 전략은 제품 판매에 있어 발생할지 모르는 리스크를 최소화 할뿐 아니라 이익의 극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주 활용된다.

그렇다면 특허분쟁 대응전략은 어떨까? 특허분쟁 대응전략도 마찬가지다. 효과적인 분쟁대응책을 수립하기위해서 다양한 특허정보가 수집된다.

이 정보는 유사선행기술, 출원인, 권리이전정보, 청구범위 등의 다양한 관련 정보들을 포함한다. 특허분쟁 대응전략은 마케팅 전략 수립과 마찬가지로 가공과 분석을 거쳐 만들어진다.

2004년 LG전자와 대만의 오수텍사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자.

당시 LG전자는 미국 수출 이전에 특허분쟁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수출시 분쟁소지가 될 기술을 선별하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과 주변기술에 특허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전략을 실시했다.

이후 PCS BUS 기술에 대해 경쟁관계에 있던 대만의 오수텍사가 LG전자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특허침해를 제소하였고 LG전자는 수출 이전에 확보된 특허권을 통해 해당 소송에 대해 순조롭게 협상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분쟁에 대한 효과적인 분쟁예방을 위해서는 특허분쟁 대응전략 수립이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같은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효과적인 특허정보의 수집이 필요하다.

즉 효과적인 분쟁대응을 위해서는 특허대응 전략 수립과 이러한 전략 수립을 위한 특허정보의 활용이 적극적으로 이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특허정보 활용 현황

LG전자와 같은 분쟁사례가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들은 특허정보 활용에 매우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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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지식재산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구개발을 수행하기 이전에 관련 기술에 대해 선행기술조사를(기 출원된 특허가 존재하는 조사) 수행하는 기업은 <그림1>과 같이 2007년에 53.8%, 2008년에는 58.8%, 2009년에는 64.6%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활용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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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는 2009년도 기업의 사전 선행기술조사 활용도 수치를 ‘전체 R&D 과제에서 선행기술조사를 하는 경우’와 ‘일부 R&D에서 선행조사를 하는 경우’로 세분해 분석한 것이다.

그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R&D과제 전체에 대해 선행기술을 조사하는 업체는 41%에 불과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선행기술이 존재할지 모르는 기술을 중복적으로 개발하고 있을 여지가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기업들의 연구개발이 점차 융복합화되어 가는 동향을 볼 때 특허정보를 일부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 볼 수 없다.

60%에 가까운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있어 특허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점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특허분쟁에 상당 기업이 노출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기업도 특허정보 활용 능력을 갖춰야

전문가들은 특허분쟁 예방과 기술개발에 대한 예산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적극적인 특허정보 활용을 주장한다.

즉 연구기획 단계에서부터 특허정보를 활용하여 공백기술을 예측하고, 예상되는 분쟁요소를 도출해서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해야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연구개발 진행 방식은 불필요한 중복투자 방지를 도모할 수있어 시간적, 물질적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특허정보 활용방법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활용전략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연구자, 사업을 기획하는 기획자 그리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결정권자는 반드시 연구전략을 기획하기 이전에 특허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실무에서 특허정보 서비스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단순히 목적을 고려하지 않고 특허정보 획득에 국한되어 일이 진행되는 상황들을 빈번히 목격한다.

물론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전략 수립에 모두 활용을 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좋은 전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정보는 많은 시간이 들어가며 비용을 증대시키기 마련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불필요한 특허 출원비용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정보수집비용을 증가시키게 되어, 실제 비용절감을 위한 특허정보 활용이 오히려 비용의 증대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특허정보 활용을 위해서는 현재 제공되고있는 특허정보 서비스를 이해하고 목적에 맞는 선별능력이 필요하다.


특허정보 서비스의 종류와 활용법

특허정보는 초기에는 특허권의 등록심사를 중심으로 특허에 서지사항과 기술사항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최근에는 지재권에 대한 활용도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권리이전, 분쟁정보, 심사정보 등과 같이 2차 가공정보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한 3차의 가공정보들이 생성되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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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그림3>과 같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목적을 가지는 특허정보 서비스들이 만들어졌으며, 특허분쟁대응을 위한 전략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그림3>은 시간을 중심으로 하는 노력비용 대비 검색시기에 따른 특허정보 서비스들을 도시한 것이다.

이중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주요 특허정보 서비스는 특허성 조사, 무효성 조사, 침해 조사, 특허기술동향분석이며 나머지 정보 서비스들은주요 서비스의 파생서비스로 권리만료특허, 신규특허모니터링, 라이센시, 기술정보조사 등이 있다.

주요 특허정보 서비스를 간단히 살펴보면, 특허성 조사의 경우 특허출원 이전에 특허등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서비스로 특허권리범위를 명확히 설정하여 특허등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복수의 유사 선행기술에 대해서 기술 관련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는 유사한 특허 대비 권리범위를 명확히 설정하여 부실특허에 대한 출원예방을 위해 주로 활용된다.

무효성 조사는 타인의 특허권을 무효화시키거나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화하고자 하는 특허문건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검색하고, 경우에 따라 자료가 불충분할 시 비특허문헌을 조사하여 무효가능성이 높은 문헌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무효화 서비스의 경우 특허소송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많이 이용되며, 이미 다른 기업이 특허를 선점했지만 시장진입이 불가피한 경우, 분쟁대응을 위해 활용되는 서비스다.

침해성 조사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하는지와 보유 중인 지식재산을 타인이 침해하고 있는지 조사하여 침해여부를 알고자 하는 기술에 대해, 침해분쟁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증거자료를 찾아 분석하는 서비스다.
 
이는 제품 또는 기술정보를 중심으로 선 등록된 특허를 통해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특허기술동향분석 서비스는 기술정보, 경영정보, 권리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서비스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다른서비스와 달리 연구기획단계에서 주로 활용된다.

주로 기술동향의 파악, 체계적인 특허전략 수립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여타 조사서비스와 달리 의뢰 기술에 대해 수백에서 수천 건의 특허를 수집하여 다양한 정량적/정성적 분석지표를 도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료수집과 분석에 따른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서비스다.

특허기술동향분석은 기술정보적, 경영정보적, 권리정보적 3가지의 정보제공 측면을 가지며 기술정보적 측면에서는 기술개발의 흐름 파악, 연구개발 테마 선정, 틈새(공백)기술 발견, 기술파급 상황 파악을 제시하고 경영정보적 측면에서는 경쟁기업의 동향 파악, 제품개발의 흐름 파악, 시장의 참여 상황 파악을 도출한다.

또한 권리정보적 측면에서는 기술적 범위 확인, 특허취득 가능성 파악, 회피설계 방안 마련, 특허망 분석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특허기술동향분석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야 한다.

특히 분석해야 할 기술에 대한 특허분석 대상이 다양하고 그 분석양이 기술 특징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정해진 시간에 따른 합리적인 정보 수집을 요구해야만 한다.

특허정보 서비스를 활용하여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항상 목적을 가지고 적절한 서비스를 의뢰해야 한다.

서비스에 따라 분석 방법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수집에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되는지, 어떠한 결과물이 나오는지에 대한내용을 알아야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의 정확성과 분석내용의 깊이가 낮으면 수집된 정보는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허정보 활용을 통한 특허분쟁 대응 준비

특허분쟁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이는 선행적 특허정보 활용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러면 특허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서 특허분쟁에 대비해야 하는가?


특허정보를 활용해 특허분쟁의 리스크를 분석하자

기업이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서 경쟁기업 및 분쟁을 일으킬만한 기업에 대한 정보는 기업이 더 잘 알고 있으며 주요 업체에서 출원된 출원현황만을 분석해도 해당기술에 대한 분쟁리스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즉 경쟁업체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많이 출원한 상태이고 기업이 특허소송을 제소할 만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면 그 기술은 분쟁의 요소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특허기술동향을 수행할 경우 노출되지 않는 경쟁기업 파악이나 특허괴물에 대한 현황도 파악할 수 있어 분쟁의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특허출원 시 선별적인 출원을 통해 양질의 지재권을 확보하자

특허출원은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수출 중심 기업의 경우에는 특허의 속지주의로 인해 개별국에 대한 특허권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출원 비용의 증대를 가져온다.

즉 출원할 기술에 대한 중요도와 선행기술에 대한 분석(특허성 조사)을 통해 권리범위에 대한 내용을 살펴서, 출원 시 시간적, 물질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등록특허가 되었다 할지라도 무효소송을 통해 특허가 무효화 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특허출원은 출원, 등록, 등록유지비용에 대한 비효과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양질의 특허출원을 위해 특허정보를 활용한 특허출원이 중요하다.


종합적인 특허분쟁전략을 구축하자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특허정보는 매우 다양하다. 또한 활용시점도 각기 다르며 수집할 수 있는 시간 또한 다르다.

그러므로 체계적인 정보수집 프로세스가 구축되어야 해당 시점에 따른 적절한 특허대응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는 서로 연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허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업업무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이러한 체계 구축은 가장 효과적인 분쟁예방 및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분쟁대응을 중심으로 하는 지재권 확보만을 고집하지 말자

특허출원은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다. 즉 분쟁대응에 대한 방편으로 국한하여 지재권을 확보할 필요는 없다.

국가 R&D 사업의 경우에는 특허의 보유 또한 인력 못지않게 주요한 평가 사항으로 고려되고 있으며 기업의 가치 판단에도 주요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는 다양하다.

그러므로 분쟁대응 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부가적인 방안으로 특허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융복합기술이 발전하는 현재 기술발전 동향을 살펴볼 때, 특허분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의특허분쟁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이에 대해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분쟁에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특허정보의 적극적인 활용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기민한 전략구성 그리고 업체의 전반적인 지식재산의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